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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 당나귀가 절뚝거리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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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흰구름 작성일17-09-12 11:27 조회4,6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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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선종을 오종칠가(五宗七家)라 하여 다섯 개의 종파와 뒤에 송대(宋代)에 들어와서 생긴 두 파를 합쳐서 말한다. 오종은 임제종, 조동종, 위앙종, 운문종, 법안종이며, 두 파는 양기파와 황룡파이다. 뒤에 생긴 두 파는 종(宗)이라 하지 않고 파(派)라 한 것은 하나의 임제종에서 분파되어 나누졌기 때문이다.

당대(唐代)에 오종으로 나눠져 선의 전성기를 이루어 번창했던 선종이 당말(唐末)에서 송대(宋代)에 들어오면서 쇠퇴의 조짐을 보인다. 오종의 종파들이 그 세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쇠해져 송대에 들어와서는 거의 임제종에 포함되어버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 무렵 임제의 8세손에 해당되는 양기방회(楊岐方會:996~1049)가 등장한다. 양기파의 개조(開祖)다. 석상초원(石霜楚圓)의 제자였던 그가 원주(袁州:江西省) 보통선원(普通禪院)에 주석하면서부터 자신의 선풍을 크게 드날리게 되었다.

〈속전등록〉 7권에 양기가 어떤 학인하고 문답하는 장면이 소개되어 있다. 그를 친견하러 온 학인에게 물었다.

“구름은 깊고 길은 험한데 높은 가마를 타고 어디서 왔는가?”

“하늘에는 사방으로 막힌 벽이 없습니다.”

“수행하러 다니느라 짚신은 몇 컬레나 갈아치웠는가?” 학인이 할(喝)을 하였다.

“한 번 할을 하고 두 번 할을 한 다음에는 어떻게 하겠는가?” 

 

“스님께서 허둥지둥 하십니다.”

“한 대 때려주고 싶으나 주장자가 없구나. 앉아 차나 마시게.”

양기에 의해 제시된 명공안(名公案)에 ‘세 발 당나귀(三脚驪)’ 가 있다. 그가 보통선원에서 개당을 하면서 설법을 하고나자 나이가 많은 한 학인이 물었다.

“스님은 어떤 가문의 가풍을 이어받았습니까?”

양기가 대답했다. “말이 있으면 타고 가고 말이 없으면 걸어간다.” 

 

학인이 다시 말했다. “소년 장로의 기연(機緣)이 매우 치열하십니다.”

양기가 웃으면서 

“내가 그대의 나이 많은 것을 생각해서 20방을 칠 것을 그만 두겠소”

라고 하였다.


그러자 다른 학인이 일어나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세 발 당나귀가 발목을 놀려 절룩거리며 걸어간다.”

이 말이 나중에 명공안이 되었다. 발이 하나 모자란 세 발 당나귀가 절룩거리며 가는 것이 부처다? 이 말이 유명한 공안이 된 것을 어쩌란 말인가? 

 

명공안이란 수선자들(修禪者)에게 많이 회자(膾炙)된 공안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마조가 쓴 ‘평상심이 도(道)’ 라던가

 

운문선사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 이라던지

 

임제선사의 ‘지위 없는 참사람(無位眞人)’, 

 

조주의 ‘차나 마시게(喫茶去)’ 등이 선가에 널리 회자된 공안이라 한다.

양기의 오도기연(悟道機緣)은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양기가 스승 자명에게 자주 불법에 대해 물었다. 스승은 속 시원히 말해주질 않았다. 

 

어느 날 다시 물었다 “도대체 불법이 무엇입니까?”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네 맡은 일이나 잘 하여라.”

어느 날 스승 자명이 출타를 하였는데 비가 쏟아졌다. 

양기는 자명이 돌아오는 길목 나무 밑에 숨어서 자명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자명이 나타났다. 별안간 뛰쳐나온 양기가 자명의 멱살을 쥐고 욱박질렀다. “말해 주시오. 불법이 뭔지. 말해주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소.”

이렇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에도 자명은 조용히 부드럽고 침착하게 말했다.

“네가 이럴 줄 알면 됐느니라.” 

 

이 말 한마디가 떨어지자 양기가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양기는 임제의 종풍을 후세에 전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황룡파가 일찍 쇠멸해 버렸으나 양기파가 살아남아 후세까지 선맥을 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선불교의 맥도 임제의 법맥을 이었다. 고려불교의 중흥조로 알려진 태고보우(太古普愚:1301~1382) 선사가 중국에서 석옥청공(石屋淸珙)의 법을 이어 받아 돌아오고부터 실질적인 임제 법맥이 전해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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