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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수. 나는 나를 몰라요-지선행 법우님 선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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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흰구름 작성일24-05-22 18:40 조회1,9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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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잘 몰라요.
나라서 당연히 나를 잘 알지...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뿐.

그래서 지난달 탁마시간에 언급됐던 좋아하는것에 대해서도 한참 고민을 해요.

싫은것은 혐오감이 들정도로 바로 떠오르는데 좋은것은 선뜻 이거다 라고 내놓을게 없어서요.

좋아하는게 뭔지 모르는것 보다, 좋아하는것을 어느순간 부터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 좀 충격적 이예요.(쓸대없는 잡생각만하고 정작 생각해야 할것은 생각없이 살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어렸을때는 좋은게 많았던거 같은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고 부턴 내가 좋은거 보단 모두가 좋은쪽으로 기울어져 내가 좋은것은 점점 힘을 잃고 이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집에 와서도 좋아하는걸 고민해 보면 (이걸 고민해야 하는게.ㅠㅠ)
좋은것은 좋은것 만큼의 귀찮음과 번거로음이 세트로 따라와서 행복의 무게를 깍아먹고, 그중에서 맛있는걸 먹는게 (특히 남이 해준것.ㅎㅎ) 행복의 무게가 제일 많이 실리는걸 보니 난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충실한 아주 단순한 사람이란걸 새삼 알게해요.

이렇게 나에 대해 아는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나를 모르는 나는 당연히 너도 모르는데, 나도 모르는 내 생각으로 너를 판단하고 재단하는 오류를 늘 하며 살고요.

그래서 참선의 인연을 만나 참선을 하고 있음을 새삼 다시 감사하게 해요.
그리고 오늘도 참선을 하고 깨어있는 나를 쓰담쓰담 칭찬해요.

참선을 만나지 않았다면 오늘도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그러면서 내 주장은 빡빡 세우는 꼴통중의 우주최강 꼴통으로 살고 있었을 테니까요.(아시죠? 꼴통들이 각세우고 꼴통짓을 하면 슈퍼맨 아니라 슈퍼히어로 패밀리들이 총출동 해도 못이겨요.ㅎㅎ)

참선은 바른 방향으로 세밀하게 관찰할수 있게 이끌어 모호함을 걷어내고 명료하고 섬세하고 균형있고 실답게 나를 알게해요.

같은물속 이라도 흙탕물은 아무리 잘 살펴도 볼수가 없고 맑은물은 확연히 보이는걸 숨길수 없듯,

참선을 하면 머리속 생각의 부유물들이 차분히 가라앉아 망상과 착각과 집착이 서로엉켜 종잡을수도 가름할수도 없던 번잡스런 나를 알게해요.

나는 내가 나한테 잘못을 한다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어요.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잘못과 실수를 내주변 인연들과 유무형 존재의 인연들에게 할거라고는 막연히 생각했지만...

그러나 참선을 하고 깨어있기 공부를 하면서 진심으로 알게되고 확인한것은,

내 아이들에게 사랑이라는 무기로 돌이킬 없는 잘못을 한것은 물론이고, 나 자신에게도 너무 많은 잘못을 하고있고, 스스로에게 죄를 짓고 있으면서도 무슨짓을 하고있는지 모르고 있고, 안다는것을 착각하는것 조차 모르면서 그런 하루 하루를 아무생각없이 반복하고 살아간다는거 였어요.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요. 잠자고 일어나고 먹고 배출하는 반복을 비롯하여 사소한 행동 버릇 습관 실수도 반복하고, 낮과 밤도..행복과 불행도..고통과 평안도..생과 사도..반복이 되요.

행복을 욕심컷 움켜 쥐고 싶어도
영원히 계속되는 행복도 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도 영원히 계속되는 고통이 없음을 알게해요.

행복도 고통도 태어남도 죽음도 모든중생의 인과의 반복의 연속작용 이라 집착할 일이 아니라 지나가길 기다림 이라는걸 알게해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당연하게 의심없이 늘 그렇게 살다가 참선을 하면서 의심이 생기고 의심끝에 진실한 한면을 확인하게 되요.

그리고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비겁한 삶이아닌 수용하고 인정하고 당당한 삶을 살라고 해요.

참선을 하기전에도 참선을 한후에도 변함없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지나치지 않고 깨어있게 하고 알아채게 해요.

오늘도 어제와 같이 성내고 짜증내고 웃고 실수하고 이런저런 꼴통짓을 여전히 반복해요.

57년 살아온 삶의 습관과 그 전전전부터 되물려 내려온 업식이 DNA에 깊이 새겨진 유전자 처럼 지문처럼 각인이 되서 바뀌기가 힘이 들어요.

다만 예전엔 어리석음 이나 결핍을 포장하고 정당화 하면서 내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어떤 컨디션에 머물고 있는지를 몰랐었다면,

지금은 아직은 여전히 그런 감정들이 일어는 나되, 그순간의 상태를 알아채고 더이상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고 생각에 끌려 다니지도 않아요.

그래서 적어도 고통이 고통을 낳는 화가 화를 낳는 거짓이 거짓을 낳는 악순환의 반복은 경계하게 해요.

그리고 더이상 꼴통인것이 어리석은것이 결핍이 많은것이 창피하지도 부끄럽지도 불편하지도 않아요.

그냥 확인한 나를 흔쾌히 인정하고 나면 생각이 단순해지고 감출것도 숨길것도 없어지며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가볍고 순수해지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해요.

나를 확인 하는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어진 나를 확인 하는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특별한 존재로 변한 나를 확인 하는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있었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있을, 그렇치만 알지 못했던 찐나를 알고 확인하는 일 이란걸 알게해요.

아는게 아는게 아닌데 안다고 착각하고 꾸밀수록 생각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업그레이드를 하여 불행과 고통의 씨앗의 양분이 되는 것임을 알게해요.

그래서 고통에 낭비하지 않고 당당하고 걸림없는 삶을 위해서 제일 빠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알아챌수 있게하는 도구인 참선을 해야만하고, 할수 밖에 없는것 같아요.

한면의 내가 아닌 전부의 나를 온전히 알아내고 확인하고 경험하기 위해서..

도반님들은 어때요?
스스로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나를 아는것에 대한 확신을 확인하고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3월 첫째주지만 선원장 지암스님의 부재인 관계로 다르마 탁마 없이 참선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나에 대한 탐구를 신바람 나게 도전해요.

확철대오 견성성불
마하반야 반야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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