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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영 한의사 이야기<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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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현사 작성일20-03-26 14:26 조회10,378회 댓글0건

본문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NO.2

순발력은 100미터를 15초대에
끊은 적도 있는 나이지만
지구력은 철봉에 올라갔다가 몇초를 못견디고
스스륵 내려오고 마는 늘상 부족한 나였다
딱 한번, 모든 종목이 실격이라
체력장시험을 통과못할 위기였던
한 급우를 구제한답시고
체육샘이 이름표를 바꿔달게 시켰는데..
(30여년전 일인데 설마 이제와서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겠지)
그 친구 입시가 달린 일이니
죽을똥살똥 매달려 통과를 한 적이 있다
하늘이 노래졌었다 아이를 낳을 때처럼.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내몰리면
초능력 이란 것이 나오나보다
사실 몇차례의 죽을고비
(차차 얘기하겠다)까지 넘기며
한의원을 해오는 동안
때려치우고싶은 순간이 수도 없었지만
호연이 워낙 근검절약맨이라
본인옷도 5000원 10000원 짜리만 입는 통에
(내가 사준 고급와이셔츠들은 장롱 속에 모셔두고)
매번 돈 갖고 실랑이하는 게 치사해서
아이들 옷 메이커로 사입히고 유기농 먹거리 먹이고
학원비 과외비 양가부모님 용돈
그리고 가족들 철철이 보약 등등..
모두 내가 번 돈으로 쓰다보니
쉬지 않고 일해도 돈이 모이질 않아
한 번도 쉴 수가 없었다
호연은 자신이 번 돈을 차곡차곡 모으며
나더러 그저 아끼라는 소리만..

마산에서 진해로 넘어오면서
좀 쉬고 싶었다
건강검진을 해보진 않았지만
오랜 과로와 스트레스에다 쑥뜸연기로
계속 나가다간 필경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당시 통장잔고는 마이너스 5000만원.
“그 5000만원 남편한테 맡기고 그만 쉬어라
그럴 자격 있다” 어머니는 말씀하셨지만
호연은 펄쩍 뛰며
나더러 다 갚으라 하였다
그런 그의 독려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

진해는 같은 경남권이지만
마산과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아니..마산 어시장과 진해 석동이..

세월이 흐른 탓도 있겠지만
마산에서 술담배커피육류밀가루 등
음식금기를 시키면
“뭘 먹고 살라는 말이냐”며
고함지르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진해로 오니
“당연히 지켜야지요”라며
순순히 잘 따라주었고
작은 도시 이지만
유기농센터가 곳곳에 있고 성업 중..
쑥뜸으로 인한 몸살도
잘 이해하고 따라주었다

등과 배와 사지를 다 치료하다보니
반바지만 걸치고 드러눕는 시스템상
여자방, 남자방을 따로 만들었는데
목욕탕에서 만난 친구들 마냥
여자방에서는 항상
온갖 수다랑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가끔 진짜 목욕탕으로 착각?했는지
팬티까지 다 벗고 눕는 사람도ㅠ
격의없고 호탕하며 소통이 원활했던
석동 사람들..그리운 그시절..
그들은 정말이지 몸도 맘도
쑥뜸여왕들이었다
그 아우라 속으로 신환들마저
데뷔 족족 금새 친구가 되었고
내가 해줄 설명 조차
선배환우들로부터 대신 들었다
“그렇게 몸살하고 나면 좋아져요”
”음식 안지키면 원장님이 귀신같이 알아보시죠“ 등등

그 중 한 일화..

"일 그만두던 날 맥이 형편없더니만
이젠 조금 낫네요“

"놀아야 되는 체질인가 봅니다"

식당 주방일로
하도 칼질을 많이 해서
어깨와 등과 목이
거북이 같던 50대 여환,
얼굴도 우락부락..

"쉴 때 작심하고 몸관리좀 합시다"

"살빼려고..
친구들 모임에도
안나갈거라고 얘기해뒀슴다"

"화딱지 안납니까
데리고 온 친구들은
벼락치기로 쭉쭉 날씬해지고
정작 오래 다닌 자기는
아직도 요모양 요꼴이고..

그동안 안팎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걸
서로가 인정하는 터이지만
워낙 몸도 맘도 고단했던 인생이라
아직도 갈 길이 멀기에..

"아이고 원장님,,
원장님이 저더러 지장보살이라
해놓고는예..ㅎㅎ"

지옥이 텅텅 비기 전까지는
극락 안간다는 지장보살..

"괜찮심더..
모두 다 구제해놓고
젤 나중에
예뻐져도 됩니다!!!"

농담이 아니라..
그녀의 질박한 평소 삶이
정말 때묻지 않은
성자의 향기를 풍기는 터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이건만
수년간을 데려오려고 그리 꼬셔도
외형적으로 버라이어티한 변화가 없는
그녀의 말을 안먹어주며
약을 올리던 친구들이
이제사 오기 시작했는데
별고생없는 부자친구들인지라
일신우일신 너무 쉽게
예뻐지는 모습에도
조금의 속상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으니..
그녀는 정말이지
살아있는 지장보살..

아니..
어릴적부터의 배꼽친구들끼리
여태껏 삼삼오오로 몰려다니며
니거내거 없이
하나로 위해주는 모습들이..
참..
보기좋았더랬다..

.

어머니 암투병 이후
쉬지 못하고 진해에 재개원한
한의원은 다행히 문전성시를 이루며
특히 쑥뜸으로 살빼고 젊어지려는
여자환우들로 바글거렸다

.

불통이 곧 병이다

세포도
(세포간의 커뮤니케이션 단절은
비정상세포들을 양산한다)
사람도
(사람간의 소통 및 사랑 결핍은
고립, 반목과 그릇된 욕망들을 낳는다)
정치도
(정치인들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심부름꾼이 되지 못하면
권력의 노예가 된다)
환경도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각종 화학독소들..
이것들이 분해가 안되어 환경도 오염시키고
인체 내에서 해독이 어려워 병들게 한다)

이 불통을 소통시키려니 진통이 따른다
(不通~~~痛~~~通)
침이나 쑥뜸 그리고 사혈요법은 이것을 돕는다
많은 경우 아플 만큼 아파야 제대로 낫는다
그 과정에서 힘들면 탕약으로 정기를 돕는다
그 이상은 인위고 억지고 무력이고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는다

미래와 다음세대를 배려치 않는
근시안적인 문명은
양초의 양끝을 태워들어가고 있으며
미래와 다음세대를 생각지 않는
근시안적인 의술 또한
언젠가는 터질 속수무책의
리바운드를 담보로 한다

질나쁜 노령기 및 수명단축을
각오한다면 그리해도 좋지만
평균수명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서
과연 무엇이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이는
참의료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아프고 복원된다
언제까지 아플 때 마다
누르고 또 누를 것인가..
죄없는 복원력을 망가뜨려가면서..

죽을 때까지 살아꿈틀대는
이 복원력 때문에
통증 또한 숙명인 것을.
병의 증이 아닌
근본 원인을
환자와 의사가 하나되어
해결해야 뒷탈이 없다

통증과 염증이 적폐가 아니라
불통이 적폐인 것이다

.

소통시키는 과정에서
독소를 어떻게 할 것인가..

침이나 각종 물리치료나 파스 등으로
증상만 가볍게 콘트롤해준다면
호전반응 및 리바운드로
고생할 일 별로 없겠지만..
침으로 "요혈들을" "제대로" 소통시키거나
쑥뜸으로 적극적 복원까지 유도할라치면
범인이라 하더라도
몸살 등의 호전반응이 나타날 것인데

더우기 각종 수술력자나 화학약품 및
정체불명 건기식 과다복용자는
독소들로 부분부분 심각하게 막혀있기에
호전반응 내지 각종 리바운드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가령 감기에 무분별한 대증요법으로
부작용이나 후유증 생겨서 온 사람들..
쑥뜸 이랑 한약 먹여서
감기 뿌리 뽑고 정기를 회복시켜도
남는 독소가 등으로 몰려나오는 경우
사혈을 해서 배출시킨다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후로 잔여독소가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남을 것이다

막힌 기혈만 틔워주었을 뿐인데..
힘을 얻은 복원력이 해내는
놀라운 일들을 보라..
원래 복원력은 누구나 늘
활동하고 있는 것인데
만성스트레스나 과로 섭생부주의 독소
그리고 무분별한 대증요법 등등 으로
억눌리어있던 그 복원력이
기혈을 틔워주고 독소를 해결해주고
휴식과 좋은 음식과 약으로 정기를 도우니
활발해지는 것이다

각자의 다양한..
흐트러진 기능과 형태를 복원시켜내는
모습을 관찰해보면 상당히 재미있다..
특히 무리했던 과거력, 대증치료력, 수술력 등이
하나하나 튀어오르면서
과속으로 달려오며
아플 때 제대로 아프지 못했던 history가
보상을 요구한다..무기력,수면증가,몸살 등등

우리들의 복원력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억눌리고 약해져왔는지를..!

억눌리고 약해져도
완전히 죽지 않고 버둥거리는
그녀석을 도와주는 쑥뜸과,

제아무리 독소들이 날뛰어도
그것을 cleaning,
그리고 손상된 세포,조직,기관들을
repairing하기 위해 쉼없이 움직이는
우직한 복원력을 나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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