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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영 한의사 이야기<환자를 의사로 만들기>No.6 진료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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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현사 작성일20-04-07 14:02 조회8,135회 댓글0건

본문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NO.6
-진료일화를 통한 고찰 2-

쑥뜸으로 중증질환들을 치료해오면서 그 사람의 복원력이 깨어나고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리바운드와 호전반응들 중에 마치 감기몸살과 흡사한 일련의증상들이 나타나고 며칠 끙끙 앓고난 후에 환자의 안색이 맑게 변하며
병증이 확연히 나아지는 과정을 숱하게 지켜보게 되면서 이러한 몸살과 바이러스성 유행감기와의 차이와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이 깊어지게
되었다
 
어째서 질병이 호전되는 과정에서
아프던 곳들이 더 아프거나 심지어전신몸살을 해대는 것인지..
감기나 독감, 각종 감염은 인체에 궁극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인지..
 
몸과 마음에 각종 고통을 수반하는
모든 질환들이 동시에 치유를 수반한다는 양면성이 어쩌다 이렇게도
철저히 외면당해와야만 했는지..
 
그것은..
고통을 직시하고자하는 용기의 결여,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망각..
 ......
 
멸치다시마표고육수에 양파,파,매운고추,고춧가루,마늘,생강,김치,콩나물..이렇게 환상적인 초기감기약인
콩나물국(밥)..
 
발산시키는 성질의 각종향신료들이
기혈을 승달시켜 기관지를 뚫어주고
발한으로 열을 내리고 무력해진 소화기능에도 부담이 안되는..명방..
거기에다 콩나물의 리뇨와 통변까지.
 
경미한 두통, 콧물, 인후통 등의 초기감기에 쓰는 한약들도 이렇듯 발산과 발한을 통해 바이러스들을 신속히 내어보냄을 목적으로 하지만
초기진압에 실패하여 이미 바이러스가 폐부 깊숙이 들어와 기침을 해대기 시작하거나 머리가 깨어질 듯 아프거나 목이 작열하듯 아프거나
오한 발열이 있거나 전신관절마디마디, 온몸 구석구석이 죽을만치 쑤시거나, 장부 깊숙이 밀려 소화불량,복통,장염 등을 일으키거나 나아가
온몸이 싸늘해지고 의식이 흐려지거나..이 전변단계에 따라 처방이 달라진다 또한 그 사람의 정기가 얼마나 휘말려들어가고 있느냐에 따라 부정거사를 얼마만큼 해줄 것인지가 결정된다(부정거사..정기는 돕고 사기는 몰아냄).
 
평소 오장육부의 기혈이 조화로이 잘 소통되고 있는 이들이라면 스스로의 면역계로 몸살을 통해 이겨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갈수록 바이러스들이 교묘히 온몸을 순식간에 파고드니 평소 건강한 이들이라도
좀 보해주는 것이 좋겠고 이렇게 스스로 이겨내거나 약간 보해주는 것으로는 감기 후에 좀 쉬어주기만 해도 아주 이상적인 면역단련을 얻을 수가 있지만 평소 오장육부의 기혈조화가 깨어져 편벽된 기혈흐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는 마치 도로가 막혀있으면 구급차가 제대로 달릴 수 없듯 면역계가 애를 쓰는 것이 도리어 조직의 염증을 격화 또는 파괴시키는 수가 있으니(심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이에 어쩔 수 없이 대증요법을 쓰긴 한방도 양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경우기침과 객담이 오래 끌거나 소화기능 저하나 면역 저하 등의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그리고..아예 감기 때마다 상습적으로 강력한 대증약들을 복용하는 이들의 경우 갈수록 지독해지는 바이러스들에 속수무책..잘 낫지도 않지만 나아도 재발하거나 면역계의 혼란을 틈타 다른 질병까지 불러들이기 일쑤이다.
 
이처럼 같은 병증이라도 그 사람의 정기와 체질바탕, 평소 식섭생 및 면역상태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니
드러나는 증세가 심해도 바로 낫는 이가 있는가 하면 증세는 미미해도
질질 끄는 이들이 있다.
 
해마다 유행하는 감기의 유형도 차이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감기는
신속하고 강하게 기관지와 폐를 점령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보통 두통이나 재채기, 콧물, 인후나 기관지의 자극증세가 있을 때 초기감기약을 먹으면 한방에 떨어지는데
미처 그러기도 전에 쑤욱 들어와 버리는 것. 그만큼 우리네 1차 방어선이 무방비임을 암시한다. 또한 그것을 알고 있는 재빠른 바이러스란 것도.

증상이 심하고 숙주가 약하면 불가피하게 대증요법을 써야할 경우가 많지만 평소 어느정도 면역단련이 되어있어 이 바이러스들을 자연치유로 이겨내기만 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인체는 헛점을 보완하게 되며 더욱 건강한 몸으로 거듭나게 되기도 한다.

분열되었던 한 나라도 타국과의 전쟁이 터지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듯 감기몸살은 흐트러져있던 면역체계가 하나되는 과정이며 나아가 흐트러진 원인을 깨닫게 되는 과정,
즉, 그 개체가 원래 나아가야할 바른길로 다시 돌아오도록 만들어주기도 한다.
 
몸살 도중에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평정해지며 삶을 관조하게 된다면 올바른 치유가 되어지고 있는 증거이다.
 
이처럼 감기 뿐 만이 아니라 모든 질병은 형벌이 아닌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

쑥뜸..복원..

침으로 증상만 가볍게 콘트롤해준다면(각종 물리치료나 파스 병행해서 통증 콘트롤)애매한 리바운드 및 호전 반응들로 맘 고생할 일 별로 없겠지만 침으로 "요혈들을" "제대로" 소통시키거나 쑥뜸으로 복원을 유도할라치면 범인이라 하더라도 각종 호전반응이 나타날 것이며 더우기 각종수술이나 화학약품 및 정체불명 건기식과다복용 기왕력자는 기혈흐름이 부분부분 심하게 막혀있기에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듯 각종 리바운드 및 호전반응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것을 임상에서 어떻게 안고 갈 것인가..

초진 상담 시에
환자의 맘과 몸이 얼마나 안팎으로
두루..그리고 고루..
소통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하며 치료 전 혈위들이 충분히 개혈되었는지 촉진을 잘 해보아야 한다

1, 맘과 몸이 활짝 열려있으며 의사를 신뢰하며 의사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잘 숙지하고 따를 각오와 실천력이 준비되어있는 환자A(병이 위중해도 마음가짐이 올바르고 각종유해물에 그닥 노출된 적 없으면 好)
보통은 자연스레 복원되며 몸살하더라도 무난히 이겨낼 수 있기에 처음부터 전신쑥뜸 가능

2, 맘과 몸이 활짝 열려있으며 의사를 신뢰하며 의사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잘 숙지하고 따를 각오와 실천력이 준비되어있으나 술 담배 화학첨가물 등에 중독된 환자B(병이 위중한 데다 해결해야하는 독소도 많지만 리바운드 및 호전반응을 이겨낼 수 있으면 그나마 好)
첨부터 넘 고생하면 도중 하차할 가능성이 많은고로 침과 국소쑥뜸 정도로 시작

3, 맘과 몸이 활짝 열려있으며 의사를 신뢰하며 의사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잘 숙지하지만 중독된 삶을 더 사랑하는 환자C(도중하차도 잘하고 치료도 질질 끌지만 의사를 원망하기보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므로 그나마 시도해볼만)침으로 시작해서 차차.

4, 맘과 몸의 소통이 원활치 않고 눈빛이 불안정하며 중독된 삶을 벗어나고싶지 않은 환자D
국소침으로 통증 콘트롤만.

물론 대략적인 구분이며
임상에선 별별 유형의 환자들이 다 있다

무엇보다 서로의 소통이 중요하다
독맥 임맥 배수혈 복모혈 사지 주요 복원혈들을 건드리니 복원력이 깨어나 활발하게 복원이 진행되지만
저마다의 근기와 과거력을 면밀히 체크해서 그 속도를 조절해서 치료해야 하고 뭣보다 그사람 근기에 맞는 취혈선정이 중요하다 진통을 위한 아시혈자극 및 통증포인트를 때려부수는 드센 지압이나 마사지는
대증요법이며, 오히려 순리적인 복원을 방해할 때가 많다 반면, 기혈을 소통시키고 독소를 배출시키며 치유를 유도해서 제대로 복원시키기위한
침자와 쑥뜸은 단 하나의 혈이라도 조심해야 한다. 그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정량화되기 힘든 독자성, 사람을 다루는 일은 그래서 항상 천변만화이다 한의사가 기화에 눈을 뜨고 평소 꾸준한 사람을 비롯한 만물과의 교감에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중완혈 하나에 자침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혈위가 약간은 위로..내지는 약간은 아래로..또는 약간은 浮하게..혹 약간 沈하게..그것도 날마다, 시(時)마다 다른 것을 감지할 정도 라야 1mm도 비켜나지 않는 정확한 그 자리를 감응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정신이 집중되지 않으면 헛다리 짚는다 많은 혈위를 자극 준다고
효력이 더하는 것이 아니다 항상 그 사람, 그 때의 정량이 있다 그러니 술마시고 담배피고 과식폭식 일삼으면 침을 정미롭게 놓지 못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이처럼 90프로의 순도로서도 통하지 않는 세계가 있으니 그것은 사랑이다

<알러지로 인한 흰자위 돌출>

우측눈의 흰자위가 붉게 충혈되다 못해 알러지로 심하게 부풀어올라서 살점들이 눈거풀 밖으로 덕지덕지 튀어나오신 한 환우분께서 한의원을 방문해주셨다(마치 새빨간 닭벼슬처럼 튀어오른 살점들이 처음에는 눈거풀 속살인 줄 알았는데 다시 자세히 보니 흰자위가 튀어나온 것이었다는..ㅠㅠ)
양방에서 방법이 없다고 해서 찾아오셨는데 나도 임상 18년차에 그런 눈은 첨 보았다.
밤중에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후 심하게 가려워서 손으로 문지른 후 그렇게 되었다는 것. 눈물이 그치질 않고 고통스러워하셨다.

복진을 해보니 평소 기혈순환이 불량한 상태..눈과 복부에 자침해드리고 이튿날엔 등쪽에까지 침과 뜸을 놓아드렸다

위급한 상황이어서
한약을 하루에 3봉 복용시켰다
치료 삼일째..
튀어나온 살점들이 거의 복원되고
붉은 충혈만 남았다

"복원치료"는 "대증요법"과는 상반된 길을 걸을 때가 많다 각종 염증, 통증 등이 치유의 메신저로 작용할 경우가 많은데 대증요법은 그것을 억누른다.

신속히 대증요법을 써서 최악만큼은 면해야할 경우도 있겠으나 상기환자의 경우, 그렇잖아도 약화되어있는 복원력에다(평소 소주를 과음해서 간이 나빠져있었고 야밤에 눈에 들어간 이물질은 그 틈을 타서 지독한 알러지를 유발한 것)
무턱대고 대증약만 계속 복용했더라면이토록 신속히 복원되긴 어려웠을 것이다
진통소염제와 안약을 일체 끊게 하고복부순환을 돕는 자침과 척추신경을 활성화하는 자침, 그리고..무엇보다 태양혈 심자(첫날은 너무 부어있어 슬쩍 소통만 해주었고 이튿날 개혈이 되자 좀더 심자를, 그리고 나중엔 온침까지..단계적으로)가 안구의 빠른 복원을 유도한 것 같다.

정확한 취혈과, 알맞는 심천자극,
쑥뜸의 강도 선택 등은 인체의 기혈흐름에 예민한 숙련된 한의사들만이
접근가능한 영역이다
어설프게 동일한 혈을 누구에게나 적용하기에는 화독 우려가 있는 쑥뜸은 위험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2016년 4월 씀)

<망막 혈관 폐쇄증>

망막은 손상되면 치료해도 복원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 중 망막 혈관 폐쇄증이란 눈 속 망막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것으로 눈의 중풍이라고도 불린다 안압을 낮추는 응급치료가 두시간 넘게 지체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전통매듭공예의 명장이신 한 할머니께서 이 질환으로 내원하셨다
어느날 문득 시야가 희뿌옇게 보여
양방에서 응급조치를 하며 눈에 중풍이 들었다는 진단을 받고 초조한 마음으로 오셨더랬는데 다행히 지병이나 여타약 장기복용력이 없었던 분이셔서 온전한 복원을 기대하고
치료에 들어갔는데..4회 침뜸시술 후 시야가 너무 맑아져서 종합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해보니 출혈 및 부종 소견이 깨끗이 나았다고 했단다

초진 상담 시에
매듭공예를 당분간 관두고 푹 쉬어주며 몸과 맘을 편안히 하시란 지시에 순순히 잘 따르신 덕분에 놀라운 복원력을 보인 듯하다
직업병..직업으로 생긴 병은 그 직업을 잠시라도 떠나보면 얼마나 잘 회복되는지 느껴볼 수가 있다는 것..

(2016년 4월 씀)

이 망막혈관폐쇄증 케이스와 흰자위 돌출 케이스,홍채파열 케이스 등등..

의외로 응급 안과질환들에서 아니..그것을 포함한 안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예리한 자침과 복부 쑥뜸이 배합될 때 드라마틱한 복원을 다수 경험하면서..역시 급하더라도 근본까지 함께 보는 것이 제대로 된다는 것을 알지만..위에다 기술했듯 평소 중독의 늪에 깊이 빠진 이들은 일단은 강력한 대증요법으로 두드려맞고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고생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나 역시 아무나
위험감수하고 덤벼들진 못한다
그러니 양의사샘들의 노고에도
고마울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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