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서영 한의사 이야기<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NO.7 -진료일화를 통한 고찰 3-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보현사 작성일20-04-08 14:51 조회8,085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NO.7
-진료일화를 통한 고찰 3-
예나 지금이나
동양학을 공부하다보면
결국 한의학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소우주인 인체를 통해
대우주의 이치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학에 깊게 통달하다보면
자연 대우주로 의식이 확장된다
소우주와 대우주를 관통하는
명료한 깨달음으로
세상을 경륜했던
옛 성현들의 시절이
문득 그립다
죽을 때까지 살아꿈틀거리는
우리 인체의 복원력은
인위적으로 거스르거나
의도적으로 방해만 않는다면
가장 지혜롭게 자기 일을 한다
그것은 개체소우주의 지성과도
물론 상관이 있지만
전체대우주와도 연결되어있기에
자신의 에고가 싫어할 만한
극심한 몸살까지 수반하면서
때론 암까지 걸리면서
그나마 남은 생명력으로
최대한 복원시키고자
몸부림친다
가장 시급한 병소를
먼저 건드리는
의학적인 최고의 지성인
각자의 복원력 처럼
우리네 삶 역시 그러하다
때로는 모두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먼저와 나중이 있다
“나”와 “우리”는
뗄려야 뗄 수 없으며
서로 조화되어야 한다
기혈흐름이 좋지 않을 때
일단 뇌와 심장을 살리기 위해
팔다리로 가는 혈류가 줄기도 하듯
다 넉넉하면 괜찮으나
약해지기 시작하면
그래도 가장 리스크가 적은 쪽으로
본능적으로 복원력이 움직이고
소외 부위들이 한동안 저리거나 아픈 것이다
뇌와 심장이 없는 팔다리는 무용하므로.
팔다리가 한동안 제약을 받으니
자연 덜 움직이고 쉬게 되는데 이때
위장도 함께 쉬어주는 것이 좋다
이것을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올바른 식섭생과 적절한 치료로서
복원력을 방해하지 않고 도우면서
속도를 줄이고
충분히 쉬게 해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70년이란
인생의 역사를 갖고
한의원에 왔다고 하자
그동안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무슨 치료나 수술이나 투약을 받아왔는지
일목요연하게 꿰어보려는
시도라도 해야 한다
모든 인체부위 및 모든 질병의 히스토리는
상호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다친 자리가
새삼 많이 아파올 때..
고된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는데 오히려 더 아플 때..
낮에 많이 썼던 근골들이
밤에 심하게 몸살할 때..
악화가 아닌
복원을 위한 호전반응일 수 있으니
일단은 두려움과 공포를 놓으라
통증과 고열은
기혈을 왕성히 흐르도록
도와달라는 뜻이다
이 절박한 때에 주의집중을 딴 데로 돌리면
즉, 감정적 흥분 내지 스트레스는
제대로 된 치유를 방해한다
통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깨고
통증 그 자체를 느끼며 관해 보자
그것은 인체가 어떻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지,
또한 각 지체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또한 아주 작은 지체라 하더라도
각기 중요성을 지니고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해준다
통증이 유발되면
그 유발지점을 응시한다
전신의 긴장을 뺀 채
그 통증이 어떤 양태로
어느 방향으로 뻗어가는지 응시한다
자연소실되는 때,
지압으로 소실되는 때,
나아가서 침과 쑥뜸 등의 치료를
필요로 할 때가 있을 것이다
不通則痛(소통이 안되어 아픈 것)이니
통하게 해 줄 방법을 쓴다
통증은 이상신호 만이 아니며
그 자체가 치유기전일 수 있기에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호전반응과 같이 때로는
통증이 희소식일 때가 있다는 뜻이다
이상신호란 역할도
알고 보면 우호적이지 않은가
통증을 그저 회피하려고 해서도,
그렇다고 방치해두어서도 안된다
통증은 충격에 대한
견딤의 기력소진에 의해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싶게 만든다
인내심이 강한 이의 경우,
통증을 견뎌내고 치유를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참다가 죽어가기도 한다
정기의 한계는
여기서도 중요한 관건이 된다
따라서 보해주는 것이며
극한 경우
대증요법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증요법은
결국 후유증을 남기기가 일쑤이니
견딜만 하면 통증이 심해지더라도
통증의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不通則痛(소통이 안되어 아픈 것)이긴 하나
不通則不痛(소통이 안되어 먹먹한 것)도 있다
소통되지 않는 부위의 통증지각이 더디다가
은허암질로서 뒤늦게 발견되는
심각한 질환들이 더욱 문제이다
소통안되는 것이 어쨌든 늘 말썽이다
각종 대증요법의 후유증..
병주고 약주고가 되풀이된다
가령 드세게 마사지를 받으면
당장에는 시원하지만
근막이 처지면서
그부위는 소통이 정체되고
감각상실의 늪으로 빠져든다
잠복기를 거쳐
다른 부위의 통증이나 질병으로 나타나는데
환자도 의사도 근본원인을 모른다
기혈소통이 원활하고
밀도가 고루고루하면
기력의 한계가 그때그때 느껴지지만
(골골해도 장수체질)
소통이 정체되고
밀도가 편벽되어 있으면
분수를 모르고
해당센터의 기력을
소진시켜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감각이 무딘 것.
젊을때 심하게 잘먹는 이가
소화기가 빨리 망가지기도 하듯.
이상적 의료란 결국 양생을 위한
조화와 중용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결국은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류머티스관절염에는 쑥뜸이 좋다>
ㅅㅈㅅ 할머니께서
다발성 류머티스관절염 및 심근경색 으로
처음 오신 때가 2007년.
쑥뜸을 한창 떠나가던 중에
장복해왔던 스테로이드를 끊으셨고
그 리바운드로 몸살이 극심하셨더랬다
뿐만 아니라 한쪽 어깨가
꼼짝 못할 정도로 너무나 아파서
한동안 드러누워서 며느리의 눈총까지 받으니
그 원망을 내게 쏟아붓는 바람에
내 마음도 칼에 찔리듯 괴로웠었다
그러나.. 해마다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던 일이
그렇게 앓고 난 후로 사라지셨다
한의원 이전 전후로
발길을 뚝 끊은 지 7년 만에
류머티스관절염이 재발되어 재원하셨는데
그동안 심장도 괜찮았고
심지어는 고혈압도 싹 나아서
한동안 약을 안먹었다고.
할머니 치료 후에도
류머티스관절염 으로
스테로이드를 장복하다
낫기는 커녕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이
한의원엘 다녀가셨다 하니..
류머티스관절염은
쑥뜸을 떠야 낫는다는 걸
몸소 알기에 홍보 많이 했다며
이번에는 진단 받고 바로 왔단다
목소리도 맥도 정정..
할머니 첨 오신 그때만 해도
70대면 할머니티가 났었는데
요즘은 80대가 나이도 아님.
(2019년 8월 씀)
그후 할머니는 빛의 속도로 좋아지셨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한동안의 통증 염증 몸살
그리고 소통 해독 치유 복원..
고생으로 얻어지는 것은
남은 삶의 질적 향상.
가고자 하는 길과
눈 앞에 펼쳐진 길..
본인의 의지와 순리적 여건이
일치된다면 축복이지만
그렇지 않을 땐
조화를 찾아볼 것.
팔이 한동안 아프고 나서야
큰 병들이 호전된 저 할머니처럼
쓴 잔을 먼저 마시고
오래도록 단 잔을 마실 수 있다면
당신의 복원력도
당신을 둘러싼 대우주도
그 길로 이끌지 않겠는가
먼저 해야 할 것을 먼저 할 때
나중도 있다
그 순서를 망가뜨리는 것은 자유지만
복원력 저하, 리바운드,
시간과 재화의 낭비,
노년기 삶의질 저하와 수명단축 처럼
만만치 않은 고통이 따르기도 하기에.
<쑥뜸, 그 위험하고도 끈질긴 연애>
원인불명의 2년여의 설사
(하루에 2~3회, 대증요법 별무차도)와
원인불명의 오랜 요통으로
내원하신 1952년생 ㄱㅈㅂ 씨는
류머티스관절염으로 10여년간
대증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여자분으로
가족 중에 양의사가 있어
한의학적인 치료에 100%
올인하기를 응당 꺼려하는
전형적인 의심과다형.
수개월이나 쑥뜸을 떴는데
설사는 하루 1회 정도로 줄었으나
요통은 그대로라 이상함을 느꼈고
(예전에 외상을 입고
흉추12번을 수술한 적이 있다지만
수개월 쑥뜸치료에
일체 호전반응 조차 없다는 건
다른 원인이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
한약을 권했으나 불응,
치료에 한계를 느낀 나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의심을 갖고
서서히 중단해나갈 것을 권유했으나
이에도 불응, 그로부터
수개월이 더 지나 초진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야
담당 양의사와 의논 끝에
스테로이드를 중단했고
어지러움과 두통 등의
명현반응이 지나간 후
이틀에 1회 꼴로 설사가 줄더니
3~4일에 1회,
그러다가 2015년 말경에
거의 설사가 멎는 것 같더니
해수 및 방광염 으로
(이 또한 면역이 깨어나는 과정임을
직감했으나 대증약을 만류하지 못했고)
대증약 복용 이후 다시 설사 악화..
이듬해 초에는
관절통이 심해지면서
식체, 구역감으로 한동안 고생하면서도
치료는 꾸준히 계속되었다
여행가거나 급할 때
간간이 지사제를 복용함을 뒤늦게 안 나는
되도록 일체 약을 못먹게 주의주면서
음식도 더욱 철저히 가리게 했다
(이정도까지 신뢰감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만성 난치질환 일수록
의사의 의욕만 앞서면 안되기에)
그리고 마지막 전심전력..
일주일에 2~3회 뜨던 쑥뜸을
7월 한달동안 거의 매일 뜨게 했더니
관절통도 소화장애도 설사도
거의 호전되었고
그언제든 권해주는대로
한약도 먹어가며
꾸준히 사후관리하겠다고.
고작 설사에 요통도
스테로이드 같은
강력한 대증약 복용력 등
병인이 깊은 경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예쁜 짓 하는 애인도 고우나
오래도록 미운 짓 하다가
어느날 개과천선하고
예쁜 짓하려고 노력하는 애인은
더 사랑스럽다"
(2016년 8월 씀)
스테로이드 끊으면
관절이 심하게 변형되는 등
류머티스가 악화될 것이라 여기고
두려워했지만
꾸준한 쑥뜸 덕분에
5년이 지난 지금도 멀쩡하심.
<섬유근육통과 급성장염>
20대초반..
가장 꽃다울 나이에 찾아온
어깨부위의 섬유근육통.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꾸준히 강력한 대증약 복용,
간신히 극심한 통증은 사그러들었으나
소화기능 심각하게 저하..
월경난조..
복진을 해보니 딱딱하니 혈이 안들어감..
안색은 말할 것도 없이 칙칙..
야간에 특히 괴로운 통증으로 쾡한 눈..
사다리목, 팔자어깨, 힘없는 승모근..
ㅎ..
형태와 기능 모두가 복원되지 않고서야
어찌 앞으로 목어깨 힘을 제대로 쓰랴..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섬유근육통의 제반 증상들은
대증약으로 억제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리바운드 될거에요"
잔인한 말이었나보다
한의원으로 데려온 엄마를 흘겨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얼마나 고생고생했는데.."
나를 거부하는 표정이 역력ㅠ
얼굴형도 역삼각형에
눈매도 날선..다혈질.
과연 치료를 견뎌낼 수 있으랴 싶었다
세월이 흐르고..어느덧
그녀의 목은 가늘어졌으며
턱은 V라인으로 곱게 살아났고
하수되어있던 어깨도 제법
복원이 되었다
배는 부드러워졌고
허리도 라인이 생겼으며
눈매는 차분해지고
안색은 해맑아졌다
복원은
환자본인의 정기회복에
기초한 것이기에
그 변화는 이처럼 전신적이며
조화롭다
내가 예언했던
목어깨의 섬유근육통 리바운드로
고생을 제법 했지만
다행히도 다른 호전반응을 먼저 겪으며
라뽀가 형성된 후여서
무난히 잘 이겨내는 모습에
감사하고 기특했다
한사람 한사람..
리바운드 내지는 호전반응이 일어날 때면
나도 맘졸이며 쓴잔을 함께 마시고
그것들이 지나고 맑게갠 하늘을 함께 보며
웃는 것은 잠간,
나는 또다른 환우들과
또다른 쓴잔을 마시며
쉴새없는 행군이다 하지만
예측불허의 리바운드와 호전반응들로
나자신도 긴가민가하며
때로는 오해와 누명도 받아가며
고통받았던 임상초년시절을 생각하면
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세워져
어느정도 예측가능하며
세상인식도 많이 달라진 지금
그저 감사, 감사할 뿐이다
(2015년 11월 씀)
상기 환우분의 제증상이
거의 호전되어가고 있을 무렵
멍게를 먹고
급성장염이 발생했다
고열과 살인적인 복통,
토사곽란..
보통 식중독 및 장염이
공교롭게도 휴일날 호발하니
손도 못써보고
양방에 보내기 일쑤였는데..
다행히도 이번엔 주중에 생겨서
탈수 안되도록
죽염수만 먹게 하면서
침뜸습부와 면역을 돕는 탕제로
며칠 지켜보았다
환우분 아버지는
양방에 입원안시킨다고 난리..
3일 경과하니
장염증세는 거의 진정..
다시 3일쯤 기다리게 한 후
미음을 먹게 했다
예상했던 대로
제대로 장염을 앓고 나니
그나마 남아있던
임독맥의 적체가
말끔히 해소되어
혈들이 깊숙이 촉지된다
국소통증이나 몸살 뿐 아니라..
독감도..장염도..
알고보면..때론
인체가 이상적인 밸런스로 회복키 위한
하나의 치유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
(그녀는 그후 너무도 건강해져서
검찰공무원시험에도 합격하고
활기차게 직장생활 중)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
상기 환우분이
대학 졸업하기 전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던 그날
그녀의 어머니는
담양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셨다
"따님이 효녀 아닌 효녀에요
따님 치료받게 하려고
함께 오셔서
이렇게 꾸준히 치료받지 않았음
몸생각 정말 안하는 어머니 기질상
당뇨랑 관절이 어찌 되었을까요"
함양 시골서
남자형제들 틈에 우락부락하게 자란
그녀의 어머니는
오빠들만 챙기는 부모님 시키는대로
일만 고되게 하며 산 세월이
그리도 한스러웠단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어느날 꿈에 나타나
내가 하늘나라에서라도 갚을께
하신 후로
맘을 달리 먹어서인지는 몰라도
남편도 승승장구하고
아이들도 잘 풀리고..
이젠 옷 하나를 사입어도
고급브랜드 아니면..ㅎ
지긋지긋했던 고생에 대한
보상이랄까.
그동안 한약과 쑥뜸으로
기질이 많이 순화되셨지만
걸음걸이는 여전히 쿵쾅쿵쾅..ㅎㅎ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다시 몸을 함부로 할까 염려되어
내가 은근히 던진 일침이었다
"맞아요 덕분에
저도 같이 치료받으면서
큰 병을 예방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당뇨, 관절, 다한, 안면홍조,
소화불량, 무력감, 두통 모두 좋아짐)
이젠 저도 제 몸 생각 합니다 ㅎㅎ"
"마인드가 바뀐 거죠"
그래도 염려되어 다시 확인사살..ㅋ
제대로 쑥뜸 떠서
체질을 순화시킨
사랑하는 이들이
되돌아가는 일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지만..
사람이란 살다보면
자신의 기질과 습성대로
굴러가기 쉬운지라..
(나 또한 예외는 아니고)
어제도 술독이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신환 더러
술 끊지 않음
치료 못들어간다고 했는데도
끊겠다고 하기에
할 수 없이 쑥뜸해주었지만..
술담배화학첨가물등등 체내독소가
복잡하게 엉킨 사람들일수록
치료 도중 튀어오르는
리바운드랑 호전반응으로
나도 함께 고생이니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단골환우분들과
평생을 함께 하고픈 마음..
나와 나의 가족들과
환우분들, 나아가 세상사람
모두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2017년 8월 씀)
<후두염>
상기 어머니가
후두염 대증요법 받다가
악화되어 오셨는데
그 리바운드 및 극도로 허약해진
위장기능 살리느라 애를 먹었다
여름에 약한 몸으로
친구 식당 돕느라 과로 후에
가을에 사기 당하고
수천을 날린 것을
남편한테 얘기 못하고
혼자 애끓인 후에
생긴 병이라
치료와 더불어 푹 쉬면서
마음을 비우게 했다
한동안 함께 맘고생했지만
역시 커다란 몸살 이후
이후로 오히려 엄청 건강해지셔서
이제 한의원에는 가끔 오신다
(2019년 1월 씀)
-진료일화를 통한 고찰 3-
예나 지금이나
동양학을 공부하다보면
결국 한의학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소우주인 인체를 통해
대우주의 이치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학에 깊게 통달하다보면
자연 대우주로 의식이 확장된다
소우주와 대우주를 관통하는
명료한 깨달음으로
세상을 경륜했던
옛 성현들의 시절이
문득 그립다
죽을 때까지 살아꿈틀거리는
우리 인체의 복원력은
인위적으로 거스르거나
의도적으로 방해만 않는다면
가장 지혜롭게 자기 일을 한다
그것은 개체소우주의 지성과도
물론 상관이 있지만
전체대우주와도 연결되어있기에
자신의 에고가 싫어할 만한
극심한 몸살까지 수반하면서
때론 암까지 걸리면서
그나마 남은 생명력으로
최대한 복원시키고자
몸부림친다
가장 시급한 병소를
먼저 건드리는
의학적인 최고의 지성인
각자의 복원력 처럼
우리네 삶 역시 그러하다
때로는 모두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먼저와 나중이 있다
“나”와 “우리”는
뗄려야 뗄 수 없으며
서로 조화되어야 한다
기혈흐름이 좋지 않을 때
일단 뇌와 심장을 살리기 위해
팔다리로 가는 혈류가 줄기도 하듯
다 넉넉하면 괜찮으나
약해지기 시작하면
그래도 가장 리스크가 적은 쪽으로
본능적으로 복원력이 움직이고
소외 부위들이 한동안 저리거나 아픈 것이다
뇌와 심장이 없는 팔다리는 무용하므로.
팔다리가 한동안 제약을 받으니
자연 덜 움직이고 쉬게 되는데 이때
위장도 함께 쉬어주는 것이 좋다
이것을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올바른 식섭생과 적절한 치료로서
복원력을 방해하지 않고 도우면서
속도를 줄이고
충분히 쉬게 해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70년이란
인생의 역사를 갖고
한의원에 왔다고 하자
그동안 어디가 어떻게 아파서
무슨 치료나 수술이나 투약을 받아왔는지
일목요연하게 꿰어보려는
시도라도 해야 한다
모든 인체부위 및 모든 질병의 히스토리는
상호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다친 자리가
새삼 많이 아파올 때..
고된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는데 오히려 더 아플 때..
낮에 많이 썼던 근골들이
밤에 심하게 몸살할 때..
악화가 아닌
복원을 위한 호전반응일 수 있으니
일단은 두려움과 공포를 놓으라
통증과 고열은
기혈을 왕성히 흐르도록
도와달라는 뜻이다
이 절박한 때에 주의집중을 딴 데로 돌리면
즉, 감정적 흥분 내지 스트레스는
제대로 된 치유를 방해한다
통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깨고
통증 그 자체를 느끼며 관해 보자
그것은 인체가 어떻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지,
또한 각 지체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또한 아주 작은 지체라 하더라도
각기 중요성을 지니고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해준다
통증이 유발되면
그 유발지점을 응시한다
전신의 긴장을 뺀 채
그 통증이 어떤 양태로
어느 방향으로 뻗어가는지 응시한다
자연소실되는 때,
지압으로 소실되는 때,
나아가서 침과 쑥뜸 등의 치료를
필요로 할 때가 있을 것이다
不通則痛(소통이 안되어 아픈 것)이니
통하게 해 줄 방법을 쓴다
통증은 이상신호 만이 아니며
그 자체가 치유기전일 수 있기에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호전반응과 같이 때로는
통증이 희소식일 때가 있다는 뜻이다
이상신호란 역할도
알고 보면 우호적이지 않은가
통증을 그저 회피하려고 해서도,
그렇다고 방치해두어서도 안된다
통증은 충격에 대한
견딤의 기력소진에 의해
본능적으로 회피하고 싶게 만든다
인내심이 강한 이의 경우,
통증을 견뎌내고 치유를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참다가 죽어가기도 한다
정기의 한계는
여기서도 중요한 관건이 된다
따라서 보해주는 것이며
극한 경우
대증요법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증요법은
결국 후유증을 남기기가 일쑤이니
견딜만 하면 통증이 심해지더라도
통증의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不通則痛(소통이 안되어 아픈 것)이긴 하나
不通則不痛(소통이 안되어 먹먹한 것)도 있다
소통되지 않는 부위의 통증지각이 더디다가
은허암질로서 뒤늦게 발견되는
심각한 질환들이 더욱 문제이다
소통안되는 것이 어쨌든 늘 말썽이다
각종 대증요법의 후유증..
병주고 약주고가 되풀이된다
가령 드세게 마사지를 받으면
당장에는 시원하지만
근막이 처지면서
그부위는 소통이 정체되고
감각상실의 늪으로 빠져든다
잠복기를 거쳐
다른 부위의 통증이나 질병으로 나타나는데
환자도 의사도 근본원인을 모른다
기혈소통이 원활하고
밀도가 고루고루하면
기력의 한계가 그때그때 느껴지지만
(골골해도 장수체질)
소통이 정체되고
밀도가 편벽되어 있으면
분수를 모르고
해당센터의 기력을
소진시켜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감각이 무딘 것.
젊을때 심하게 잘먹는 이가
소화기가 빨리 망가지기도 하듯.
이상적 의료란 결국 양생을 위한
조화와 중용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결국은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류머티스관절염에는 쑥뜸이 좋다>
ㅅㅈㅅ 할머니께서
다발성 류머티스관절염 및 심근경색 으로
처음 오신 때가 2007년.
쑥뜸을 한창 떠나가던 중에
장복해왔던 스테로이드를 끊으셨고
그 리바운드로 몸살이 극심하셨더랬다
뿐만 아니라 한쪽 어깨가
꼼짝 못할 정도로 너무나 아파서
한동안 드러누워서 며느리의 눈총까지 받으니
그 원망을 내게 쏟아붓는 바람에
내 마음도 칼에 찔리듯 괴로웠었다
그러나.. 해마다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던 일이
그렇게 앓고 난 후로 사라지셨다
한의원 이전 전후로
발길을 뚝 끊은 지 7년 만에
류머티스관절염이 재발되어 재원하셨는데
그동안 심장도 괜찮았고
심지어는 고혈압도 싹 나아서
한동안 약을 안먹었다고.
할머니 치료 후에도
류머티스관절염 으로
스테로이드를 장복하다
낫기는 커녕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이
한의원엘 다녀가셨다 하니..
류머티스관절염은
쑥뜸을 떠야 낫는다는 걸
몸소 알기에 홍보 많이 했다며
이번에는 진단 받고 바로 왔단다
목소리도 맥도 정정..
할머니 첨 오신 그때만 해도
70대면 할머니티가 났었는데
요즘은 80대가 나이도 아님.
(2019년 8월 씀)
그후 할머니는 빛의 속도로 좋아지셨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한동안의 통증 염증 몸살
그리고 소통 해독 치유 복원..
고생으로 얻어지는 것은
남은 삶의 질적 향상.
가고자 하는 길과
눈 앞에 펼쳐진 길..
본인의 의지와 순리적 여건이
일치된다면 축복이지만
그렇지 않을 땐
조화를 찾아볼 것.
팔이 한동안 아프고 나서야
큰 병들이 호전된 저 할머니처럼
쓴 잔을 먼저 마시고
오래도록 단 잔을 마실 수 있다면
당신의 복원력도
당신을 둘러싼 대우주도
그 길로 이끌지 않겠는가
먼저 해야 할 것을 먼저 할 때
나중도 있다
그 순서를 망가뜨리는 것은 자유지만
복원력 저하, 리바운드,
시간과 재화의 낭비,
노년기 삶의질 저하와 수명단축 처럼
만만치 않은 고통이 따르기도 하기에.
<쑥뜸, 그 위험하고도 끈질긴 연애>
원인불명의 2년여의 설사
(하루에 2~3회, 대증요법 별무차도)와
원인불명의 오랜 요통으로
내원하신 1952년생 ㄱㅈㅂ 씨는
류머티스관절염으로 10여년간
대증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여자분으로
가족 중에 양의사가 있어
한의학적인 치료에 100%
올인하기를 응당 꺼려하는
전형적인 의심과다형.
수개월이나 쑥뜸을 떴는데
설사는 하루 1회 정도로 줄었으나
요통은 그대로라 이상함을 느꼈고
(예전에 외상을 입고
흉추12번을 수술한 적이 있다지만
수개월 쑥뜸치료에
일체 호전반응 조차 없다는 건
다른 원인이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
한약을 권했으나 불응,
치료에 한계를 느낀 나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의심을 갖고
서서히 중단해나갈 것을 권유했으나
이에도 불응, 그로부터
수개월이 더 지나 초진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야
담당 양의사와 의논 끝에
스테로이드를 중단했고
어지러움과 두통 등의
명현반응이 지나간 후
이틀에 1회 꼴로 설사가 줄더니
3~4일에 1회,
그러다가 2015년 말경에
거의 설사가 멎는 것 같더니
해수 및 방광염 으로
(이 또한 면역이 깨어나는 과정임을
직감했으나 대증약을 만류하지 못했고)
대증약 복용 이후 다시 설사 악화..
이듬해 초에는
관절통이 심해지면서
식체, 구역감으로 한동안 고생하면서도
치료는 꾸준히 계속되었다
여행가거나 급할 때
간간이 지사제를 복용함을 뒤늦게 안 나는
되도록 일체 약을 못먹게 주의주면서
음식도 더욱 철저히 가리게 했다
(이정도까지 신뢰감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만성 난치질환 일수록
의사의 의욕만 앞서면 안되기에)
그리고 마지막 전심전력..
일주일에 2~3회 뜨던 쑥뜸을
7월 한달동안 거의 매일 뜨게 했더니
관절통도 소화장애도 설사도
거의 호전되었고
그언제든 권해주는대로
한약도 먹어가며
꾸준히 사후관리하겠다고.
고작 설사에 요통도
스테로이드 같은
강력한 대증약 복용력 등
병인이 깊은 경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예쁜 짓 하는 애인도 고우나
오래도록 미운 짓 하다가
어느날 개과천선하고
예쁜 짓하려고 노력하는 애인은
더 사랑스럽다"
(2016년 8월 씀)
스테로이드 끊으면
관절이 심하게 변형되는 등
류머티스가 악화될 것이라 여기고
두려워했지만
꾸준한 쑥뜸 덕분에
5년이 지난 지금도 멀쩡하심.
<섬유근육통과 급성장염>
20대초반..
가장 꽃다울 나이에 찾아온
어깨부위의 섬유근육통.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꾸준히 강력한 대증약 복용,
간신히 극심한 통증은 사그러들었으나
소화기능 심각하게 저하..
월경난조..
복진을 해보니 딱딱하니 혈이 안들어감..
안색은 말할 것도 없이 칙칙..
야간에 특히 괴로운 통증으로 쾡한 눈..
사다리목, 팔자어깨, 힘없는 승모근..
ㅎ..
형태와 기능 모두가 복원되지 않고서야
어찌 앞으로 목어깨 힘을 제대로 쓰랴..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섬유근육통의 제반 증상들은
대증약으로 억제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리바운드 될거에요"
잔인한 말이었나보다
한의원으로 데려온 엄마를 흘겨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얼마나 고생고생했는데.."
나를 거부하는 표정이 역력ㅠ
얼굴형도 역삼각형에
눈매도 날선..다혈질.
과연 치료를 견뎌낼 수 있으랴 싶었다
세월이 흐르고..어느덧
그녀의 목은 가늘어졌으며
턱은 V라인으로 곱게 살아났고
하수되어있던 어깨도 제법
복원이 되었다
배는 부드러워졌고
허리도 라인이 생겼으며
눈매는 차분해지고
안색은 해맑아졌다
복원은
환자본인의 정기회복에
기초한 것이기에
그 변화는 이처럼 전신적이며
조화롭다
내가 예언했던
목어깨의 섬유근육통 리바운드로
고생을 제법 했지만
다행히도 다른 호전반응을 먼저 겪으며
라뽀가 형성된 후여서
무난히 잘 이겨내는 모습에
감사하고 기특했다
한사람 한사람..
리바운드 내지는 호전반응이 일어날 때면
나도 맘졸이며 쓴잔을 함께 마시고
그것들이 지나고 맑게갠 하늘을 함께 보며
웃는 것은 잠간,
나는 또다른 환우들과
또다른 쓴잔을 마시며
쉴새없는 행군이다 하지만
예측불허의 리바운드와 호전반응들로
나자신도 긴가민가하며
때로는 오해와 누명도 받아가며
고통받았던 임상초년시절을 생각하면
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세워져
어느정도 예측가능하며
세상인식도 많이 달라진 지금
그저 감사, 감사할 뿐이다
(2015년 11월 씀)
상기 환우분의 제증상이
거의 호전되어가고 있을 무렵
멍게를 먹고
급성장염이 발생했다
고열과 살인적인 복통,
토사곽란..
보통 식중독 및 장염이
공교롭게도 휴일날 호발하니
손도 못써보고
양방에 보내기 일쑤였는데..
다행히도 이번엔 주중에 생겨서
탈수 안되도록
죽염수만 먹게 하면서
침뜸습부와 면역을 돕는 탕제로
며칠 지켜보았다
환우분 아버지는
양방에 입원안시킨다고 난리..
3일 경과하니
장염증세는 거의 진정..
다시 3일쯤 기다리게 한 후
미음을 먹게 했다
예상했던 대로
제대로 장염을 앓고 나니
그나마 남아있던
임독맥의 적체가
말끔히 해소되어
혈들이 깊숙이 촉지된다
국소통증이나 몸살 뿐 아니라..
독감도..장염도..
알고보면..때론
인체가 이상적인 밸런스로 회복키 위한
하나의 치유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
(그녀는 그후 너무도 건강해져서
검찰공무원시험에도 합격하고
활기차게 직장생활 중)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
상기 환우분이
대학 졸업하기 전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던 그날
그녀의 어머니는
담양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셨다
"따님이 효녀 아닌 효녀에요
따님 치료받게 하려고
함께 오셔서
이렇게 꾸준히 치료받지 않았음
몸생각 정말 안하는 어머니 기질상
당뇨랑 관절이 어찌 되었을까요"
함양 시골서
남자형제들 틈에 우락부락하게 자란
그녀의 어머니는
오빠들만 챙기는 부모님 시키는대로
일만 고되게 하며 산 세월이
그리도 한스러웠단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어느날 꿈에 나타나
내가 하늘나라에서라도 갚을께
하신 후로
맘을 달리 먹어서인지는 몰라도
남편도 승승장구하고
아이들도 잘 풀리고..
이젠 옷 하나를 사입어도
고급브랜드 아니면..ㅎ
지긋지긋했던 고생에 대한
보상이랄까.
그동안 한약과 쑥뜸으로
기질이 많이 순화되셨지만
걸음걸이는 여전히 쿵쾅쿵쾅..ㅎㅎ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다시 몸을 함부로 할까 염려되어
내가 은근히 던진 일침이었다
"맞아요 덕분에
저도 같이 치료받으면서
큰 병을 예방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당뇨, 관절, 다한, 안면홍조,
소화불량, 무력감, 두통 모두 좋아짐)
이젠 저도 제 몸 생각 합니다 ㅎㅎ"
"마인드가 바뀐 거죠"
그래도 염려되어 다시 확인사살..ㅋ
제대로 쑥뜸 떠서
체질을 순화시킨
사랑하는 이들이
되돌아가는 일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지만..
사람이란 살다보면
자신의 기질과 습성대로
굴러가기 쉬운지라..
(나 또한 예외는 아니고)
어제도 술독이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신환 더러
술 끊지 않음
치료 못들어간다고 했는데도
끊겠다고 하기에
할 수 없이 쑥뜸해주었지만..
술담배화학첨가물등등 체내독소가
복잡하게 엉킨 사람들일수록
치료 도중 튀어오르는
리바운드랑 호전반응으로
나도 함께 고생이니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단골환우분들과
평생을 함께 하고픈 마음..
나와 나의 가족들과
환우분들, 나아가 세상사람
모두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2017년 8월 씀)
<후두염>
상기 어머니가
후두염 대증요법 받다가
악화되어 오셨는데
그 리바운드 및 극도로 허약해진
위장기능 살리느라 애를 먹었다
여름에 약한 몸으로
친구 식당 돕느라 과로 후에
가을에 사기 당하고
수천을 날린 것을
남편한테 얘기 못하고
혼자 애끓인 후에
생긴 병이라
치료와 더불어 푹 쉬면서
마음을 비우게 했다
한동안 함께 맘고생했지만
역시 커다란 몸살 이후
이후로 오히려 엄청 건강해지셔서
이제 한의원에는 가끔 오신다
(2019년 1월 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