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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영한의사<환자를 의사로 만들기>No.11 복원과정, 치료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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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현사 작성일20-04-21 14:02 조회9,917회 댓글0건

본문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NO.11

<그 남자의 비아그라, 그 여자의 한쪽유방>
 
초진 때의 기본 망문문절로
환우들을 제대로 전인적으로
파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한정된 진찰시간 후에 어쨌든
일단은 베드에 눕혀놓고 본다

그 사람의 체형, 전체골격강도,
근맥육피모골의 조화로운 정도,
피부의 색감과 질감,
경혈의 촉지느낌, 근육탄력정도..
그리고 기혈흐름을 따라 취혈을 하면서
전반적인 기혈소통 정도를 체크하고
치료여정, 예후, 예상되는 호전반응,
금기지시 등등...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까지가
의사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줄곧 생각해왔었다
최선을 다한 진찰과 치료..
그러나.. 초진 진찰 때도,
이후 줄곧 치료를 하면서도
체크가 안되고 있던 상황들로
뒤통수를 두들겨맞는 경우가 빈번하다..

60대 여환,
등이 시린 증상이 오래되어
별별 수를 다 써보다가
결국은 쑥뜸을 뜨러 오셨다
한쪽 밖에 없는 유방..
나머지 한쪽은 악성종양 때문에
깎아지른 절벽처럼 전절제되어있었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여긴
나의 예상을 뒤엎고 2회의 쑥뜸 후
그토록 시리던 등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남편을 데려오셨는데,
8남매의 장남이라는 남편분은
훤칠한 키에 유려한 외모,
무엇보다.. 골격상태를 보니
드물게 보는 타고난 골상에,
기혈흐름도 아주 활달했다
몇 차례만 손을 대면
척추협착으로 인한 요통이지만
호전을 볼 체질이었다
근데.. 체질바탕과는 달리
이상하게 한의원에서
내내 굳은 얼굴이던 기억..
마지못해 오는 표정..

그러다가 최근
갑자기 매일 오신다
어젠 폭설인데도
손녀까지 데리고 와서
치료를 받고 가시는데
상당히 풀어진 표정..

문제는 오늘..
그 어머니가 왜 암에
걸리셨는지 알겠다..
남편이 젊은 시절
비아그라까지 먹어가며
그렇게 바람을 피웠다고.
그러다가 심장에 무리가 와서
성기능이 완전히 가버렸단다

부인은 8남매집안 맏며느리로
갖은 고생 다하며 아들 하나 잘키워
서울대까지 보냈는데
아들이 하는 얘기가,
서울대 나왔어도 가진 게 없어서
시집오려는 여자가 없다고..
서울대만 보내면
만사형통이겠거니 했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밀어줘야 할지..
그 어머니의 깊고 깊은 탄식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그래도 젊었을 땐
거들떠도 안보던 남편이
아들이 서울대를 가니까
태도가 조금 바뀌었다고 한다..

한쪽유방을 갖고도
남편 좀 잘 치료해달라고
데려오신 이 어머니의 마음을
감히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인생들이 왜 이리 드라마 보다 더해..
간호사샘들과 누워있던 환자들과
한의원 입구에 레드카핏을 깔자고,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왜이리 많냐고..
한바탕 웃으면서
우리들의 가슴들은
또 그렇게 하나가 되고..

근데, 큰일이다..
무뚝뚝하던 남환들이
갑자기 인상이 펴지면서
한의원엘 열심히 오는 이윤
십중팔구 “회춘” 인데..
남편분 성기능이 돌아오는 건
쑥뜸 뜨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결과지만..
부디 이제부터라도
한쪽 밖에 남지 않은
어머니의 유방을 사랑해주셨으면..

(2012년 12월 씀)

(그 이후 두부부 뿐 아니라
서울대 졸업후 건축현장에서 일하던
그 아들까지 팔자로 늘어처진
어깨의 복원치료를 받았고
아이돌 뺨치는 아리따운 아가씨와
결혼하였다)

<걱정과 불안이 만드는 병>

자주 오는 두아이의 엄마..
육아와 가사와 직장일에 지쳐
한의원에만 오면 치료보다는
끝없는 수다들로 시름을 달래곤 하던..
사실 남편의 성숙한 배려만 있다면
육체의 노동은 별것 아니란 내생각도
배부른 투정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환자..
 
남편 월급과
본인의 조금 버는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데
직업이 일정치 않은 남편에게
늘 불만이 많았고
어쩌다 무배려의 한마디에
쇼크 받아 이혼 결심도 수차례..
 
구내염, 질염, 방광염, 둔부포진, 관절통 등등
다양한 병증으로 자주 아팠어도
치료하면 금방금방 차도가 나는 환자인데
불면과 야뇨로 계속 고생하기에
음식, 섭생 다 체크해보니
가끔 식탐은 부려도
이제 술은 안마신다는데
너무 호전이 안되길래
원장실에서 따로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실수로 돈사고가 좀 있었던 모양..
이 돈사고로 남편에게
엄청 기가 죽은 모양..
 
예전의 나 같으믄 그저
동정과 힘내라는 격려였겠지만..
걱정과 불안이 상황을 얼마나
더 엉망으로 몰고 갈 수 있는지 깨달았기에..

“어떤 문제든
해결될 수 있는 길은 있을 겁니다
남편이 알아서 하라 했으니
남편 도움 없이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고 믿고
맘 편하게 가지세요
걱정과 불안이 일을 더
꼬이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고 두어달이 지나는 동안
자주 오던 이 환자 드믄드믄 오길래
조심스레 물어 보았다

“불면과 야뇨는 좀 어때요..?”

“아..요즘은 괜찮아요”

“그 때 그 문제는 어떻게 되었나요..?”

“원장님 말씀처럼 너무 힘들어서
안되겠다 싶어 될대로 되라고
걱정을 떨쳐버리고 나니
나아지더라구요
이번 달 초순에 신용****에서
많은 부분을 차감해주고
제가 갚을 수 있을 만큼
매 달 갚아나가게 됐어요”

(2012년 7월 씀)

(그 이후로도 스트레스 때문에
과식폭식음주습관이
도져서 살찌고
다시 쑥뜸으로 살빼고
다시 먹고 찌고
이것을 7차례나 반복하더니..
결국은 젊어서 멋모르고 했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제2의 삶을 시작,
지금은 스트레스도 덜하고
경제적자립을 해야하기에
식섭생이 많이 좋아졌지만
언제나 아슬아슬한..
이처럼 술은 망각제이며
중독제이고
지긋지긋한 블랙홀이다..)

<홧병의 허와 실>
 
"제가 맥이 잘 안잡힌다고 해요.."
초진 때 깊은 상담을 미처 못해드렸던,
며칠 쑥뜸 뜨다 몸살난 50대 여환 약상담하며
맥을 잡으니 말처럼 잡힐듯말듯 미세한 맥이다
 
맥이 잘 안잡힌다고 해서
무조건 허약한 게 아니라
깊이 촉지해보면
잘 안잡히는 그 맥도 나름 그자리에서
중심을 잡고 리드미컬하게 뛰는 맥이 있는가하면
간신히 잡히면서도 불안정한 맥이 있다
 
이 분 맥이 후자에 속했다
"어머니, 심장-순환계가 많이 약해져 있습니다.."
"맞아요..제가 심장이 약하고 아랫배가 많이 차요.."
그런데 이렇게 심장-순환계가  약하면서도
홧병이 목끝까지 차 있는 사람..이런..!
 
시어머니와 정신장애가 있는 시아주버님을
시집와서부터 여태껏 모시고 살았다고 한다
뭣보다 4명이나 되는 시누이들이
집밥이 좋다며 수시로 들락거리는 통에
애들 좋아하는 성격탓에
조카들까지 거의 먹여키우다시피 했다고.
시어머니가 한이 많은 분이셔서
늘 잘해드리려 노력하다보니
시누이들집엔 불편해서
지내시는 법이 없었다고..
 
처음 음식금기를 주의받을 때
가슴이 답답했던 이유..
평생 시집식구들 집밥 해먹이느라
넌덜머리가 나서
한번씩 바깥음식-
주로 밀가루음식 먹는게
그나마 스트레스 해소인데..
"사실은 오늘도 점심은 라면 먹었습니다.."
이실직고를 하신다..
 
자궁에 커다란 근종이 발견되어
자궁까지 드러내야 했을 때
차라리 그냥 죽는 게
편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시누이 식당일까지 거들어가며
숨가쁘게 살아오신 분이셨다
 
그래도 젊었을 땐 힘겨운 줄 모르다가
나이들어 몸이 망가지고보니
수시로 우울증이 오곤 한단다
다행히 장성한 아들 둘이서
수시로 바람을 쐬어주는 것이 고맙지만
자식들한테 누가 안되려고
어렵사리 한의원엘 오게 되었다고..
아들들이 일찍 철든 것을 보니
이 분 정성이 어디로 가진 않은 모양..
 
보통 쑥뜸 뜨다가 몸살을 하면
그 이후로 많은 차도가 난다

"만약 치료 들어가기 전에 호전반응에 대해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더라면
도중하차하셨겠지요?"
넌즈시 물어보았다..

"그래도 일단은 좀 다녀 본 후에
결정했을 거 같아요..
그리고..며칠 받으면서
좋아진 게 있었기 때문에
몸살을 하면서도
뭔가 있겠지 싶었어요.."

이미 빈궁마마
(우리는 자궁없는 여환들을
빈궁마마라 부른다
자궁을 드러낸 이들 대개가
홧증이 심하고 순환이 안된다)에,
당뇨에, 이명에,
한쪽 눈이 살짝 찌그러져 있고
말도 약간 어눌한..
그런데 며칠 치료하는 사이에
눈이 조금 펴졌다,,
심했던 요통도 한결 나아지고..

보통 몸살도 강하고
효과도 강한 사람의 유형은
비록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더라도
복원력이 강한 유형들이다..
그리고..
마음과 정신의 힘이 강한 사람들이며
대개 착한 사람들이다..
 
착하다는 소리 듣는 것이
젤 질색이라는 이 어머니..
그 말의 깊은 의미가 가슴에 와닿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분의 인생스토리 1탄을 듣고 나서
다시 맥을 잡으니
위로 팍팍 솟구치는
홧증이 본색을 드러낸다
이처럼 맥은 유동적이기에
한의학의 네가지 진단법인 망문문절 중
맨 나중이다..
맥에 속지 맙시다 여러분!!!
그리고,
위로 솟구치는 홧증이 있다고 해서
속까지 뜨거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어머니..화가 장난이 아니네요.."

"네..절대 뜨거운 건 못먹어요..
항상 차게 먹어요.."

"이제부터 쑥뜸으로
기를 바로잡아나갈테니
차츰 따뜻하게 드세요..
위로는 화가 치밀지만
속은 양기가 고갈되어 냉합니다
그래서 일찌기 자궁에도 이상이 왔던 거구요.."

밀가루에다 찬 음식까지 못먹게 하니
울상이신 어머니..

그래도 너무 아파서
신경외과 가서 진통제 맞으려다
꾹 참고 오실 정도는 되는 분이시기에
식섭생도 잘 견디며 따라와주시겠지..
 
(2013년 4월 씀)

<할머니의 수박>

환자들이 원하는 것..
때로는 그것을 안해주어
오해를 살 때가 있다
가령, 사혈을 원하는데
사혈적응증이 아니라거나
온침을 원하는데
온침 놓을 혈이 잡히지 않을 때
구구절절 긴해명 미처 못하고 안해주면
푸대접 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77세 ㄱㅂㄹ 할머니..
한의원 다니신지 오래 되셔서
웬만하면 별다른 요구를 안하시는 분이
오늘따라 가슴이 답답하다며
온침을 놓아달라고 하신다..
그러나 온침놓을 혈이 잡히질 않아
직구만 떠드렸는데 그래도
군소리 없이 이해해 주신다
 
한의원에 다니신 지가 어느덧 7년..
협심증과 류머티스관절염, 체머리,
만성위염 등등..종합병원이셨던 몸이
지금은 아무런 약을 먹지 않고도
동년배분들보다 훨씬 정정해지신..
피부도 희고 주름도 하나 없으셔서
만인의 부러움을 사는 분이신데..
 
얼마전 영문모르게 어깨가 너무 아프셔서
치료를 해드려도 쉬이 낫질 않길래,
한의원 오시고는 처음 있는 일이라
생활을 조심스레 체크해 보니,
몇개월 아들,며느리가 함께 생활하는 동안
손빨래를 너무 많이 하셨던 것..
 
"할머니, 이젠 나이도 있으신데
웬만하면 세탁기 돌리세요ㅠㅠ"
할머니께서도 수긍을 하시고
그이후로 세탁기 돌리시고
아들,며느리도 보내고나니
한동안 어깨몸살이 지나가고
완전히 다 나으셨는데..
 
오늘 그 나은 어깨로 커다란
수박을 들고 걸어오신 것이다..
이럴 때가 종종 있다..
내가 손아프게 치료해 드린
그 어깨에 무거운 것을 들고
왔다는 생각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아이고, 저도 들기 힘든 수박을..
다음부턴 이러시지 마셔요, 제발.."
 
"좀 힘들긴 힘들데요, ㅎㅎ.."
 
그 무거운 것을 들고
한참을 걸어오셨으니
가슴이 답답하실 수 밖에ㅠㅠ
 
마침 갈증이 심하게 나서
간호사샘이 썰어준 그 수박을
아삭아삭 맛있게 먹으면서도..
가슴 한 곁이 아려오는 이느낌..

 (2013년 6월 씀)
 
 <갱년기의 뇨실금>

폐경 직전후의 갱년기증상-
안면홍조,한열부조,수면장애,불안우울
성욕감퇴,방광이상,관절통 등등..-
과 꽤 오래도록 동행하는 분들이 있다
 
폐경이 되려면 아직 수년이 남았거나
폐경후 수년이 흘렀는데도
상술한 일련의 증상들에
오래도록 괴롭힘 당하는 사람들..
 
만성적인 질환으로 고착된 경우들인데,
노화의 흐름을 역행하긴 힘들다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찬찬히 정기와 체형을 함께 복원시켜나가면
상당부분 근본치유가 가능하다
 
방광에 좋다는 산딸기를,
그것도 직접 키운 것을 갖다주신 환우분은
아이러니하게도 뇨실금 환자였다
 
10여년간 양방치료에도 별 차도 없이
괴롭힘을 당해왔던,,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자궁적출까지 해서
호르몬 불균형에 전신이 붓고 비만..
 
체계적인 복원치료를 받으며
전신기혈이 소통되고
전반적인 체형도 슬림해지며
하복부의 팽만이 호전되면서
자연스레 방광기능이 살아나셨다
 
산딸기가 방광에 좋다..
이런 식의 막연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렇다고 대증적인 양방치료도 별 소용 없는
이런 만성적인 방광기능이상-
소변빈삭,뇨실금,소변줄기 약화 등등-환자들은
대개 복부비만에 골반조직이 처져 있는 것을
소통시키고 복원시켜주면 자연스레 호전된다
 
산후풍이나 젊은시절 과로, 그리고
복강피임,임신중절,근종절제 등의
각종 자궁수술, 전반적 허약 등으로
하복부가 처지고 골반조직이 처지면
골반강 안에 있는 자궁이나 방광도
함께 무력하거나 압박을 받고 순환이 안되어
각종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근본은 보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대증요법을 써본들
그 상태를 악화, 고착시킬 뿐이다

(2013년 6월 씀)

(그 이후 이 선생님은
과식하는 식습관이 고쳐지지 않아
한참 후에 복부팽만과 척추협착증으로
재원하시어 극심한 몸살 끝에 뱃살도 빠지고
걸음을 못떼서 쩔쩔매시던 요각통이 사라졌다
그리고 또 한참 후에
치매 진단을 받고 우울증이 오셨는데
그 역시 쑥뜸과 한약으로 말끔해지셨고
이제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신다..)

 <아픔이 주는>
 
67세..
이 연세가 들도록 진짜 티하나 없는
백자피부-그것도 남자-는 첨 보았다
 
장신에 풍채는 또 얼마나 좋으신지..
얼핏 보면 전연 아픈 사람 같지 않은..
 
그러나 알고보니
젊어서 군대시절
상사에게 하도 많이 맞아서
송장이 되다시피 했었다고..
살아난 것이 기적이었다고..
특히, 머리를 심하게 맞아서
남은 후유증이 체머리..
전신관절이며 오장육부며
성한 곳이 없다..
 
첫 상담 때, 은근히 고집이 있으셔서
대화 연결이 잘 되질 않았었는데
알고보니 칼럼니스트셨다
 
오늘따라 많이 피곤해보이는..
 
"이 치료가...
젊은 사람들도 나가떨어지는
힘든 치료예요
되도록 일 만들지 말고
많이 쉬어 주셔요"
 
"그건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인간관계 다 끊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죽었다고
소문 났어요..그게 편해요"
 
.
 
우리 치료가 일시적 대증요법이 아닌
복원치료이기에 음식도 주의해줘야하고
치료기간 동안 많이 쉬어줘야하는데
그러자면 일상생활에 변화가 크니까
난색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한술 더 뜨는 분들도 계신다
 
"아버님 때문에 제가 웃습니다
한의원에 세상을 달관하고
사시는 분들이 많으셔요"
 
"..아프다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아요..
많은 깨달음과, 이해력이 생기죠.."
이 대목을 거의 동시에 합창하듯
얘기하고 있는 우리 두사람..ㅎ
 
"제가 어릴적부터 엽총으로
사냥하는 것을 즐겼었습니다
사냥과 낚시..
아픈 뒤론 못하겠더라구요..
말도, 글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남 상처주는 말과 글..
그것도 일종의 살인이잖아요.."
 
"..그쵸? 안좋은 마음을 보내도
안좋은 영향을 주는데 말이죠.."
 
.

맘과 정신의 영향..
그리고 그것이
말과 글의 형태로 드러나면서
타인에게 끼치는 영향..
다시 한번 내마음의
숨고르기를 해 본다..
 
.
 
아프다는 것..
그것이 일시적이 아닌
장시간의 고통으로
인생에 동행할 때..
건강할 땐 도저히
깨닫기 힘든 것을 깨닫고
이해 안되던 것이 이해되고
삶의 깊이와 폭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만, 고통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세상의 모든 아픈 사람들에게
사랑과 격려를 보내고 싶은 날..
질병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색다른 인생여행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잔인한 것일까..

(2013년 7월 씀)

질병과 치유 라는 소중한 여정 동안
배울 것이 있고 깨달을 것이 있다
결과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과정을 꼬이게도 한다
우리가 바라는 해답이라는 게
더 큰 그림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때로는 아프고 회복되고
다치고 복원되는 과정이
뜻밖의 차원으로 이끌어가기도 한다
섣부른 대증요법이 
유감스런 이유 중 하나이다

손등의 심한 타박상으로 인한 부종으로
꾸준히 쑥뜸치료를 받으시던
한 환우분께서 어느날 털어놓으셨다
그 손을 오래 전에 수술한 적이 있었고 
그 오랜 후유증~
마목감과 긴장시 떨림 증세가
치료하는 사이 함께 좋아져버렸다고..
손을 정교하게 쓰시는 직업이신데
만약 급한 마음에
진통소염제를 쓰셨다면..

조급함으로 병든 것을
조급함으로 고치랴..
나아가..
보다 이상적인
죽음의 과정 또한
치유의 큰 흐름이다

<잃고 나서야>

우리는 각종 생각과 감정,
그리고..생활습관의 중독에서
좀체 헤어나오지 못하고 살다가
육체적으로 아프거나 무기력할 때
비로소 관조하게 되기도 한다
어떤 것들이 쇠잔해진 육신을
설상가상으로 힘겹게 만드는지..
 
.
 
역으로,
쇠잔해진 육신이 소스라칠만한
생각과감정..가령..고민걱정분노등등,
생활습관..가령..과식과음과로등등..이
평소 건강할 때에 알게모르게
야금야금 정기를 소모시키다가
급기야는 질병이라는 손님을
불러들였음을 유추하게 되지만
다시..건강해지면
인식과 다짐이 흐릿해진다..
 
우리는 각종 삶의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죽음에 임박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되기도 한다사는 동안 사실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어떤 경우의 임사체험은
그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우리는 사랑을 잃고야 탄식한다
(사실은 잃은 것이 아니지만)
그것은 빛이며 호흡이었고
생명 그 자체였음을.

그리고..오랜 방황 끝에
문득 보게 되기도 한다
무언가에 의해 가리워졌을 뿐
밑바닥 깊숙이여전히 사랑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는 자신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질식같은 침묵의 시간들이
우리네 삶으로 드리울 때..
우린..힘겹게 수긍한다..
빛과..그림자..는
하나..라는 것을.
 
그럼에도 우리의 본질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것을.

<영혼의 복원>

나의 기도와..
손,
침,
뜸,
약은
매개체일 뿐..
 
그 파동을 통해
환우분들의 기혈흐름과
비틀어진 체형까지도
하루하루 조금씩
정상의 기능과 형태로
복원되어지는 것에서..
우리네 몸의 복원력,
그 황소처럼
우직한 행보에
감동받는다
 
끊임 없이 망가지지만
끊임 없이 복구되는 우리..
세상 어느 기계가
이처럼 정미롭게
스스로를 복원시키는
힘을 갖고 있는가..
 
정상에서 벗어난
기능과 형태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려는 몸부림,
그것엔
작게든 크게든
통증과 몸살이 수반된다
 
그러기에
살아가면서
많이 아프다는 것은..
그마만큼
많이 벗어나 있기도 하지만
그마만큼 다시
돌아오려는 몸부림임을..
 
이토록 우직한
육체의 복원력처럼
영혼에도
복원의 행보가
있는 것일까?
 
아이 때의 순수함,
스폰지 같은 유연성..
우리는
그 때묻지 않은 영혼에로의
복원에 얼마만큼
아파하고 있는가
 
혹시
아픔이 두려워서
망각의 약에 취해있진 않은지..
 
각종 대증요법이
인체의 정상복원을
가로막듯
 
마음의 통증을
피해서 달아나다
영혼의 갈 길을
못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몸맘정신영혼의복원

복원, 복원 하더니..
눈물겨운 전세살이 17년 만에
50년이나 된 구옥  폐가를 사서
리모델링한 한의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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