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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후불탱화 법문 10편 십대제자중 천안제일 아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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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3-07 18:35 조회16,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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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고향 카필라는 부처님의 아버지인 정반왕을 비롯하여 백반왕, 곡반왕, 감로반왕 등 네 명의 왕이 다스리는 곳이었다. 카필라의 왕들은 형제였고 부처님은 사자협왕의 장남 정반왕의 큰 아들로 석가족의 장손이며 카필라의 왕위계승 서열 1위였다. 그래서 정반왕은 부처님이 전륜성왕 같은 훌륭한 왕이 되길 바랐지만 부처님은 출가 수행자의 길을 선택하였다. 정반왕에게 왕위를 이을 희망이었던 아들이 출가를 한 것은 큰 슬픔이었지만 고귀한 왕족과 바라문 뿐 아니라 신(神)들까지 존경하는 성자가 출현한 것은 석가족에게도 더없이 큰 영광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부처님이 카필라에서 두 번째 설법을 하던 해, 석가족의 일곱 왕자들은 자진하여 출가를 하였다. 
이때 출가한 이들이 백반왕의 장남 발제(바드리카)와 곡반왕의 두 아들인 아난다와 제바달다 그리고 감로반왕의 막내아들 아나율과 바구(브리구), 겁빈나(깜빌라), 난디카이다. 훗날 천안제일이라 불리며 부처님의 십대제자가 되는 아나율은 사자협왕의 막내아들인 감로반왕의 둘째 아들로 석가족에서 막내 중의 막내였다.

철부지 왕자의 원치 않는 출가 
아나율은 총명하며 활달한 기질을 타고 났는데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재주를 부리고 칭찬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순진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온실 속 화초처럼 귀한 왕자로 자란 아나율은 열다섯 살 때 사촌들과 함께 매일 먹는 쌀이 어디서 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겁빈나 왕자는 궁녀들이 쌀을 항아리에서 가져오는 것을 보았다며 항아리라고 대답했고, 발제는 시녀들이 가마솥을 저어 밥을 푸는 것을 보았다며 가마솥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아나율은 “쌀은 황금밥그릇에서 나오는 것이며 자신이 매일 먹고 있으므로 자신의 말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나율은 부처님의 법문을 들은 후 타고난 총명함과 선근으로 지헤의 눈이 일찍 열렸다. 하지만 탁발을 하며 가사를 입고 교단생활을 하는 출가수행자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이미 출가한 부처님과 난다를 대신하여 정반왕의 뒤를 잇기로 약속되었던 발제 왕자가 출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왕실은 크게 당황하여 말렸지만 발제 왕자는 단식으로 허락을 구했다. 고민 끝에 왕실에서는 7년 후에 출가를 하라고 유예기간을 제시했으나 발제 왕자의 의사는 단호했다. 유예기간은 7년에서 1년으로, 1년에서 다시 6개월 후로, 6개월에서 한 달 후로 단축되었고 마침내 발제 왕자는 7일 후 출가를 하기로 허락을 받았다.
발제 왕자의 출가는 석가족 왕자들의 대대적인 출가에 계기가 되었다. 다섯 왕자들이 연이어 발제 왕자와 함께 출가를 하겠다고 하자 감로반왕의 장남 마하남은 고민에 빠졌다. 그 역시 출가를 원했지만 자신이 출가를 하면 카필라 왕국을 지킬 왕자는 철부지 동생 아나율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마하남은 동생 아나율을 불러 출가를 권유했다. 고생이라고는 꿈에서조차 해본 적이 없던 아나율은 출가 수행자가 되라는 형의 말에 깜짝 놀라 거절하였다. 하지만 모든 왕자가 출가를 하게 되면 남은 책임이 자신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는 것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출가를 결심했다. 원치는 않았지만 아나율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부처님의 꾸짖음과 피나는 노력 끝에 천안이 열리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아나율은 처음에 탁발을 하고 빨래와 청소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는 교단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번 선정에 들면 오랜 시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정진을 하는 수행자의 모습으로 수행자와 신도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아나율의 선근과 지혜를 꿰뚫어보신 부처님은 그가 사소한 세속의 습관에서 벗어나 진정한 수행자가 되기를 기대하며 기다리셨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재가신도들을 모아놓고 설법을 하실 때 아나율이 잠에 취한 나머지 졸음에서 깨어나질 못한 적이 있었다. 사실 졸음을 참지 못하는 것은 아나율의 오랜 습관이었다. 이 모습을 본 부처님은 평소와 달리 대중 앞에서 아나율을 호되게 꾸짖으셨다.

“너는 수행하는 사문으로 한 번 잠에 취하면 깨어날 줄 모르고 아까도 설법을 들으면서 졸고 있었으니 이런 나쁜 버릇을 당장 고쳐야겠다. 조개가 한 번 잠이 들면 천 년을 깨지 않는다고 하는데 너 역시 조개와 같으니 어찌 수행하는 사문이라 할 수 있겠느냐?”

칭찬에 익숙했던 아나율은 조용하면서도 예리한 부처님의 말씀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몰려오는 창피함에 졸음이 싹 달아난 그는 즉시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합장을 하고 ‘지금부터는 몸이 문드러지더라도 결코 여래 앞에서 졸지 않겠다.’ 맹세하였다. 사실 부처님은 그의 선근을 가로막는 나쁜 습관을 고쳐주기 위해 방편으로 충격요법을 사용하신 것이었다. 
그날 이후 아나율은 아예 잠을 자지 않은 채 뜬 눈으로 정진을 하였다. 그렇게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석 달이 지나자 아나율의 눈은 핏발이 서고 헐어 짓물렀고 급기야 앞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부처님은 의사에게 아나율의 눈을 치료하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의사는 아나율이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만 눈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부처님은 아나율을 불러 수행은 지나치게 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타이르며 잠을 자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고지직한 아나율은 ‘여래 앞에서 맹세한 약속을 이제 와서 어길 수 없다’며 짓무른 눈으로 정진을 계속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나율은 눈앞에 밝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더 이상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껏 눈으로 볼 수 없던 모든 것이 환하게 보였다. 그 후 아나율은 선정에 들면 하늘과 땅, 온 우주는 물론 천계와 지옥까지 걸림 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시력을 잃는 피나는 정진 끝에 천안(天眼)이 열린 것이다.

부처님이 몸소 실을 꿰어 주시다
천안을 얻긴 했으나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탁발과 포교를 다니고 빨래와 청소, 설거지와 바느질 등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는 아나율이 헤진 옷을 깁고자 더듬더듬 바늘과 실을 찾았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도저히 바늘에 실을 꿸 수가 없었다. 언제나 살뜰하게 그를 잘 보살펴 주었던 아난다의 빈자리가 그렇게 클 수가 없었다. 아나율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누구든 이 세상에 복을 지으려는 자가 있다면 나를 위해 이 바늘에 실을 꿰어 공덕을 지으시오.”

바로 그 순간 대답이 들렸다.

“그 실과 바늘을 내게 다오. 나에게 공덕을 짓게 해다오.”

바로 부처님의 목소리였다. 아나율은 너무 놀란 나머지 할 말을 잃고 바늘과 실을 손에 쥔 채 멍하니 있었고 제자들은 깜짝 놀라 부처님을 바라보았다. 부처님은 아나율의 손에서 바늘과 실을 받아 손수 옷을 기우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아나율과 대중을 향해 말씀하셨다.

“괜찮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행복을 열심히 찾고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깨달음을 얻고 모든 자비와 지혜를 갖추신 부처님이 공덕을 지어 복을 구하고자 한다는 말씀에 아나율과 제자들은 감격하여 할 말을 잃었다. 아나율의 행동에 부처님이 응답하심으로써 제자들과 대중들은 모두 크게 환희심을 내었으니 부처님과 아나율 모두 공덕을 짓고 행복을 선물한 셈이었다. 
천성이 맑은 아나율은 의도한 바 없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곤 했다. 부처님이 천계에 태어난 생모 마야부인과 신들에게 설법을 하기 위해 도리천에 오르셨을 때, 부처님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간곡한 부탁에 천안으로 부처님이 계신 곳을 찾아낸 것도 아나율이었다. 먼 훗날 부처님께서 마지막 설법을 하실 때 대중을 대신하여 사성제와 연기법을 다시 한 번 설해달라고 청을 올린 이도 아나율이었다. 또 그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후 아난과 대중들이 어쩔 줄을 몰라 당황하자 침착하고 의젓하게 교단의 안정처가 되어 열반을 공표하고 그 뒷수습을 맡기도 했다.

8가지 수행자의 마음가짐
하루는 아나율이 설법을 하는 자리에 부처님께서 오신 적이 있었다. 이때 아나율은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부처님에게 대중들을 위해 설법을 해주실 것을 청했다. 이에 부처님은 흔쾌히 허락하시고 8가지 수행자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설해주셨다.

①지족할 줄 아는 마음가짐 
②시끄럽지 않고 적정한 곳에 머무르는 마음가짐 
③욕심없는 마음가짐
④계율을 지키는 마음
⑤생각이 고요한 마음가짐
⑥지혜로운 마음가짐
⑦많이 들으려는 마음가짐
⑧정진하는 마음가짐

이를 팔대인념(八大人念) 혹은 팔대인각(八大人覺)이라고 하는데 아나율은 이를 평생 지침으로 삼고 실천하였다. 사치에 익숙한 채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출가를 원치 않았던 철부지 왕자 아나율은 그렇게 부처님의 탁월한 밀고 당기는 리더십에 이끌려 어느덧 수행자의 모범이 되었다. 아나율을 대신하여 고향에 남은 그의 친형 마하남은 훗날 코살라의 유리왕이 카필라를 공격했을 때 끝까지 저항하며 석가족의 최후를 지킨 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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