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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만물이 불법을 설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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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흰구름 작성일17-07-10 09:46 조회27,16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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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양개(洞山良价:807~869) 선사는 중국 선종 5종 가운데 조동종(曹洞宗)을 창시한 종조(宗祖)다. 육조의 제자 청원 행사(靑原行思)의 5대손이다.

선사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형과 살다 남방으로 떠나 글방에 들어가 유학을 공부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불교 교리에 심취해 유학을 버리고 출가할 것을 결심했다. 선사는 이 때 어머니에게 올리는 사친서(辭親書)라는 편지를 남기고 출가한 스님으로 유명하며 그 글이 널리 알려져 있다. 

선사는 오설산(五洩山) 영묵(靈默) 선사의 문하로 가서 스님이 되었다. 21세에 숭산(嵩山)에서 비구계를 받고 제방을 편력하다가 남전 보원(南泉普願)선사를 참방하여 종지를 깊이 깨달은 뒤 위산 영우(山靈祐) 선사를 찾아갔다.

그때 위산 선사가 동산 선사에게 남양 혜충(南陽慧忠) 스님이 제기한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는 공안을 간택해 주어 참구하게 하였다. 

‘무정설법’이란 정식이 없는 산천초목과 같은 무정이 법을 설한다는 말로 의식과 분별이 없는 존재들도 각기의 본분에 머무르면서 진리를 드러내고 있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지혜를 갖춘 사람은 그것을 보거나 들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조당집(祖堂集)> ‘혜충장’에는 이런 대화가 있다. 남방에서 온 선객이 혜충 스님에게 물었다.

“부처의 마음이란 어떤 것입니까?”


“담장과 기와조각 같은 무정물이 모두 옛 부처의 마음이다.”


“경전의 말과 크게 어긋납니다. <열반경>에는 ‘담장이나 기와조각 같은 무정물을 여의었기 때문에 불성이라 했습니다.”

 
“그대가 만약 무정에게 불성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만법이 식(識)일 뿐이다’ 한 것은 어떻게 되는가? <화엄경>에 ‘삼계에 존재하는 법은 모두 마음이 만든 것이다’ 하였는데 그렇다면 무정이 삼계 안에 있는가? 삼계 밖에 있는가? 그것이 마음인가? 마음이 아닌가? 무정이 마음이 아니라면 경전에서 삼계가 오직 마음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며, 무정이 마음이라면 무정에게 불성이 없다고 하겠는가? 그대가 경전의 뜻을 어긴 것이지 내가 어긴 것이 아니다.”


“무정에게 마음이 있다면 법을 설할 줄 압니까?”
“그들은 치열하게 설하니 늘 설하고 변함없이 설하고 쉬지 않고 설한다.”

처음 ‘무정설법’을 참구하던 동산 선사는 별 소득이 없자 위산 선사의 지시에 따라 운암담성 스님을 찾아가 물었다.

“무정의 설법을 어떤 사람이 듣습니까?”


“무정이 듣는다.”


“스님께서도 듣습니까?”


“내가 만약 듣는다면 그대는 나의 설법을 듣지 못할 것이다.”


“저는 어째서 듣지 못합니까?”

운암 스님이 불자를 꼿꼿이 세우고 말했다.

“들었는가?” 


“못 들었습니다.”


“내가 설법하는 것을 듣지도 못하거늘 어찌 무정의 설법을 들을 수 있겠는가?”


“무정의 설법은 어느 경전에 설해져 있습니까?”

 
“<아미타경>에 ‘흐르는 물과 새들과 수목이 모두 염불하고 법을 외운다 하지 않았던가?”

이 말에 동산 선사가 깨달은 것이 있어 게송을 지어 말했다.

“대단히 기이하고 대단히 기이하도다. 무정의 설법은 생각으로 미치지 못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도다. 만약 귀로 들으려 하면 끝내 알아차리기 어렵고 눈으로 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알 수 있으리라.”(也大奇 也大奇 無情說法不思議 若將耳聽終難會 眼處聞時方可知)

이렇게 읊고는 운암 스님을 떠나 돌아오다 강을 건너다 강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다시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선사는 뒤에 운암 스님의 법을 잇고 오위군신설(五位君臣說)을 제창하여 종풍을 크게 떨쳤다. 

입적을 할 때 제자에게 삭발을 해 달라 하고 가사를 입히게 한 다음 종을 치게 하여 대중에 작별을 고했다. 선사는 7일을 연기하여 죽을 사람이 살아남아 있을 사람을 위로하는 우치재(愚癡齋)를 지내고 8일째 되던 날 목욕을 하고 단정히 앉아 입적하였다고 한다.

댓글목록

지선행님의 댓글

지선행 작성일
천하만물을 대하고 느끼는 저마다의 생각들이 대부분 비슷하고 비슷한 크기의 감동과 공감대를 형성하는것을 보면 그네들이 차별없는 평등한 법을 우리애게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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