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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주(29일) 일요법회 온라인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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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현사 작성일20-03-29 19:44 조회24,0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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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주, 29일(불기2564년) 일요법회 온라인 법문은,
내공 깊은 어느 불자님의 글을
공유해 드리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재미있고 쉽게 이해시켜 드릴 수 있는 불교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서요. 재밌게 보시고 마음껏 질문과 의견피력 해주시길...
늘 제가 바라마지 않고, 대부분의 불자님은 심드렁한 쌍방향 소통, 심심할 때라도 좀 해보입시더~

***이 글은 불자가 아닌 분들을 대상으로 쓴 제 개인 고백이니 감안하고 재미로 읽어주세요~^^

정구업진언 ()()()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눈앞의 현실이 힘들고 되는 일이 없고 인간관계도 자꾸 꼬이는 등 인생이 안 풀리면, 때론 다 던져놓고 쉬고 싶거나 심하면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집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다른 세상을 꿈꾸기도 하고요.

그렇게 보면 천국 낙원 유토피아 극락 이상향 같은 세계는 모두 현실의 삶이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반증일 수 있겠네요. 이 세상이 신나고 즐겁고 행복하다면 뭐 하러 다른 세상을 그리고 꿈꾸겠나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것이 목숨의 본질이라는데 말이죠.

천주교 개신교 그리스 정교 등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사후 세계는 단 둘 또는 셋뿐입니다. 천당 지옥 그리고 어중간 애매한 넋들이 가는 연옥이란 곳인데요. 현생 인간계까지 합치면 갈 곳은 네 개인 셈인가요. 반면 불교적 세계관은 일단 산 목숨이 날 수 있는 곳이 기본 여섯 개랍니다. 육도 윤회라고 해서 천상계 인간계 아수라 아귀 축생계 그리고 지옥을 인연과보와 업에 따라 차례로 돌고 도는 것이 범부 중생의 운명적 굴레고, 이 삼사라(윤회)의 사슬을 끊고 다시는 생을 받지 않는 경지에 이른 성자나 도인을 해탈한 각자, 즉 붓다(깨달은 자)라 하는 것이죠.

그럼 붓다는 어디로 가느냐?
윤회 밖에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냐?
아무 데도 안 갑니다 ㅋㅋ 가지도 오지도 않기 때문에 붓다를 다른 말로 여래라고도 불러요. 육신의 탈을 벗은 뒤 무슨 영혼 같은 게 남아서 좋은 윗세계로 뿅 승천하는 게 아니라, 우주 전체의 질서 즉 이 세상 섭리와 합일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지요.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 가면 겨울 오는 이치가 다 붓다예요.

기독교적 세계관에서는 인간이 아무리 용을 써도 신이 될 수는 없잖아요. 간혹 성인의 반열에 오르고 천사는 될 수 있으려나요 ㅎㅎ

그러나 불교에선 누구나 붓다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누구나 이미 붓다라는 게 맞겠네요. 진짜 나란 삼사라의 다람쥐 쳇바퀴를 돌며 울고 웃고 고통 받는 이 몸이 아니라 우주가 움직이는 섭리 그 자체다 그것이 참 나다 하는 진리를 온 몸과 마음으로 깨닫기만 하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붓다가 된다는 도리입니다.

솔깃하긴 하지만 이게 뭐 쉽나요.
그래서 불법을 열심히 믿는다는 불자들도 실상 깨달은 자 붓다가 되려고 발심한 사람은 극히 적어요.

대부분 현세에서 복 받고 잘 살게 해달라거나, 죽어서 내세에 좋은 곳에 태어나게 해달라고 염불하고 절하고 경문 읽고 그럽디다. 머리로는 틀렸다는걸 알아도, 각자 타고난 업보가 있으니 생사윤회의 진흙탕 굴레와 애착을 단박에 쉽게 못 떨치는 게지요.

저는 어릴 때부터 현실이 싫으면 상상 속으로 도망가 다른 세상을 꿈꾸곤 했어요. 커서는 한국이 싫어지면 외국으로 이민 갈 궁리부터 했고요. 첨엔 덴마크나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복지가 잘 된 북유럽 나라들을 동경했는데, 신랑이 추위를 많이 타서 추운 나라는 싫다는 바람에 남반구에 자리 잡은 복지국가 뉴질랜드로 방향을 바꿨죠. 호주는 인종 차별이 심하대서 아웃ㅡㅡ 그러다 요즘은 캐나다가 끌리네요. 따뜻한 해안 지방은 살 만하대서요.

그러나 현실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혐오스러워지면 지구도 이 사바세계도 다 싫고 그냥 죽어서 다른 세계로 가고 싶어집니다. 천국?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데 예수 안 믿는 나는 천당은 못 갈 테니, 불교 쪽은 어떤지 보험 약관이나 알아봅니다 ㅋㅋ 어디가 살 만한가?

물론 현세에 깨달은 붓다가 되면 제일 좋지만, 붓다는 윤회를 벗어났고 다시 태어날 일 없으니 아직 내생 찬스가 남아 있는 곳 중에서 살펴보자면... 불교적 세계관에서 비교적 잘 태어났다 싶은 좋은 세상은 어디어디일까요?

보통 아귀 이하 축생계와 지옥을 삼악도, 즉 세 가지 나쁜 길이라고 하고요. 아수라 이상 인간계 천상계를 삼선도라 하지요. 항상 화내고 싸우는 아수라장이 뭐 그리 좋은 세상이랴만, 굶주린 아귀 귀신이나 짐승 무간지옥보다는 그나마 비교적 낫다는 거겠죠 ㅋ

근데 우리는 이미 꽤 상류층(?)에 속하는 인간계에 태어난 중생들이잖아요. 여기가 괴롭고 싫어 더 나은 곳을 찾는데 이보다 더 못한 곳을 원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보통 내세에는 최소한 인간계에 복 많은 생으로 태어나 부귀 건강 총명 길운을 고루 갖추고 편히 살길 바라거나, 그 이상 천상계 등에 태어나길 빌기 마련입니다.

불교의 천상계는 기독교의 천국과 비슷한 듯 조금 달라요. 기독교는 한번 천당 가면 영생 말뚝 박지만, 불교에서 천상계는 비록 윤회의 최상층이라도 삼사라의 굴레이긴 마찬가지라 복락이 영원하지 않답니다. 갈 때는 전생에 지은 복의 힘=복력으로 갔을 것이고 인간계보다 수명도 훨씬 길어 아주 오랜 세월 상상도 못할 온갖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지만, 그 복 다 까먹고 선한 업이 다하여 악한 과보를 받을 때가 닥치면 결국 다시 육도 윤회를 반복하게 된다고 해요. 마치 인간 세계의 왕족 귀족 대부호라 해도 목숨이 다하면 죽는 건 거지나 다름 없듯이요.

이런 까닭에 수행에 뜻을 둔 고매하신 분들은 천상계보다 인간계를 더 선호합니다.
천상계에 나면 날이면 날마다 춤추고 노래하고 호의호식 즐기고 사니 큰 고통도 번뇌도 모르고, 따라서 오히려 열심히 도 닦을 마음을 내기가 어렵다는 거지요.
복지국가 청년층이 일은 안 하고 놀면서 복지수당만 타먹고 살려는 것과도 비슷하려나요. 반면 인간계는 환경이 열악하고 번뇌가 가득하니,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라도 열심히 수행한다는 ㅎㅎ

그러나 우리는 고매하신 분들 얘기가 아니라, 업이 두터워 수행 발심이 통 안되고 그저 사바 세계에서 도망가고만 싶은 범부 중생 얘기를 하는 중이잖아요.
인간계에 복덕 많은 생으로 태어나도 근심걱정 없는 삶은 없고, 쌓은 복과 공덕이 지극하여 천상계에 태어난다 해도 언젠가는 다시 악도로 떨어질 수 있다면... 그럼 그 보다 더 좋은 곳은 없는 것인가. 이 질문에 완벽에 가까운 모범 답안을 석가세존의 설법 안에서 찾아낸 세계가 바로 극락입니다.

즐거움이 지극하여 극락이라고도 하고, 죄업이 소멸되어 티끌 없는 깨끗한 땅이라 해서 정토라고도 하지요.
어쩌면 기독교의 천국과 더 닮은 쪽은 이쪽인데요. 극락정토가 위에서 말한 천상계와 다른 점은
첫째, 한없는 즐거움을 누리되 그 즐거움이 오욕락에 기반한 세속적인 쾌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천상계 사람들이 좋은 옷 입고 맛난 것 먹고 미남미녀와 춤추고 즐기며 복락을 누린다면,
극락 세계에선 가는 곳마다 설법을 들을 수 있다죠. 나뭇가지의 새도 불법을 노래하고 호수의 물결도 스치는 바람소리도 공과 무상 무아의 3법인 이치를 설한다고 합니다.

그게 공부지옥이지 뭔 극락이냐고요? ㅋㅋ 암튼 일단 태어났다 하면 누구나 곧 해탈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철저히 갖춰진 약속의 땅이자 희망의 땅, 이것이 정토 삼부경이라는 세 권의 경에서 그려진 극락의 모습이고 우리나라 최고 인싸 붓다 중 한 분이신 아미타불이 중생을 제도하려 발심하고 서원한 인연으로 이룩하신 이상향 세계랍니다.

둘째로, 이곳이 육도 중 천상계와 다른 점은, 보증 기한 만료되었다고 다시 사바나 악도로 쫓겨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이곳은 다 해탈한 중생들만 가는 곳이 아니기에 윤회를 벗어난 세계라고 할 순 없지요. 해탈했다면 다시 삶을 받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나 원치 않으면 다음엔 또 생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 윤회에 얽매인 세계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간혹 해탈하고도 중생 제도하러 사바로 다시 자원해서 돌아오시는 대보살들도 계시긴 하대요.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일부러 제3세계로 자원봉사 떠나는 아름다운 분들처럼) 굳이 표현하자면 해탈 보증 수표를 확보한 복덕 중생들의 대기 장소랄까요.

금생 성불이 최고긴 한데 내 복과 근기로 보아 그건 거의 불가능일 것 같다... 이런 불자들이 차선으로나마 간절히 가고 싶다고 빌게 되는 곳이 바로 극락일 겁니다. 단번에 생사를 떨칠 수 없다면 제발 도 닦기 좋은 환경에라도 태어나기를, 오탁악세 말법시대 사바세계는 정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지 않은가 이런 심정인 거죠.

게다가 그 보증 수표, 극락행 티켓 따기가 또 엄청 쉽다고 하거든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다 어려워서 못하겠다면 죽기 전에 지극정성으로 나무아미타불 딱 열 번만 외워도 바로 티켓 나온다고 합니다. 뭐 요런 표는 귀빈용 특실 티켓은 아니고 3등칸 정도겠지만, 그래도 그 좋은 세상 화물칸에 숨어 밀입국이라도 할 판에 정식 표 끊고 가는 게 어딘가요. 이건 아미타불이 처음 극락 세계를 발원하실 때 계약 조건을 걸어놓으신 그대로라네요.

뻥인 것 같아서 못 믿겠다고요? 네, 그럼 믿지 마세요 ㅎㅎ 믿음도 인연이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예수천국 불신지옥 외치는 분들이나, 미타염불 극락왕생 믿으라는 거나 뭐가 다르겠어요.

아무리 좋은 가르침도 집착하면 다 미신이 됩니다. 귀신 믿고 무당 찾아야만 꼭 미신이 아니에요. 예수든 부처든 미혹된 신앙은 미신이겠죠. 욕심과 집착이 덕지덕지 붙은 미혹된 마음으로 극락왕생을 믿으면 무엇할 것이며 아미타불을 염하면 무엇할 것입니까. 극락행 계약 조건은 <지극정성>으로 열 번이라는데...

해탈은 하고 싶지만 근기는 아둔하고 극락 가고 싶지만 당장은 극락도 못가고, 그렇다고 덴마크도 뉴질랜드도 캐나다도 갈 수 없는 중생이... 눈앞에 산적한 문제는 풀 길 없고, 잊을 수도 없어 괴로움으로 가슴이 답답할 때는 결국 또 하릴없이 스스로 <지금 눈앞>의 난관을 뚫고 나갈 해법을 궁리해보는데요. 어차피 머리 굴려 답 나올 일도 아니라서, 제 짧은 견문으로는 기도와 명상밖에 답이 없네요.

기도는 참회 기도가 제일이라는데, 벽 보고 혼자 머리 조아리며 잘못했습니다 참회합니다 하다 보니 이럴 시간에 트러블 상대한테 직접 머리 숙이고 빌었다면 진작 꼬인 앙금이 풀리고도 남았겠다는 생각에 실소가 납니다. 그게 그리도 힘들어서 이 고생이더냐고...

법당 안 불상에는 3배 21배 108배 절도 꾸역꾸역 잘도 하건만, 정작 내 말에 마음 상한 당사자에겐 터럭만큼도 양보하고 숙이기가 싫습니다. 요 악착같은 자존심을, 나 잘났다는 중생심을 조복 받지 못하고 기어이 버리기가 싫어서 마음고생 싸짊어진 주제에, 괴롭다 벗어나고 싶다 앙탈은 또 웬말인지요 ㅠㅠ 내가 선택한 괴로움입니다. 세세생생 길러온 아상과 아만을 꺾기 싫어 스스로 빠져든 진창입니다.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아직도 그 시궁창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바보 멍텅구리입니다. 자비심으로 상대를 어루만질 줄도 모르는 천치입니다. 선지식들이 약을 건네도 먹기 싫다 내치는 등신입니다.

이생 해탈은 고사하고 일심 염불 삼매를 추구할 만한 신심도 모자란 하근기 중생이지만, 최소한 죽기 전에 이 모든 괴로움은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 것이고 빠져나갈 길을 알면서도 스스로 거부하고 고집 부려 선택한 결과니 누구도 원망할 것 없는 내 책임이라는 점만큼은 뼛속까지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원을 세워봅니다. 그러니 괴로움에서 벗어나겠다고 부질없이 몸부림치다 괴로움 위에 또 괴로움을 더하지 말고, 어떤 괴로움이든 내 탓이다 기꺼이 <달게> 받아야겠다고 말입니다. 괴로움도 괴로워 않고 받아내면 괴로움이 아니겠지요.

천당을 가든 극락을 가든 참선하여 견성을 하든, 각자 인연대로 업보대로 맞는 방편을 골라 닦으시면 될 일이니 서로 따지고 비교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이번 생에 그 연습만 게을리하지 않아도, 중생심에 눌려 주인 대접도 못 받고 외면당해온 내 안의 자성불에게 최소한의 도리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내 안의 밝은 광명
지혜와 자비의 자성불에 귀의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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